어린이 몸집만 크다고 건강한건 아니다|바람직한 건강… 어린이날 맞아 알아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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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어린이는 어른들의 축소판이 아니다』라는 말은 어린이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립의료원 손근찬 박사 (소아과)는 『어른이 변하지 않는 동상이라면 어린이는 부풀고 있는 고무풍선』이라며 어린이가 어른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자라고 있다」는 말로 표현했다.
어린이는 또 어른과는 달리 생활에 필요한 외부 조건 (영양·환경 등)이 부족할 경우 큰 지장을 받는다.
손 박사는 『동상에 기름칠하지 않더라도 당장에 녹이 스는 일은 없지만 고무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지 않고 놓으면 이내 쪼그라든다』며 『어린이가 설사를 했다거나 얼마간 영양 공급을 받지 못했다면 어른과는 달리 신체적 발육뿐만 아니라 지능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신체 발육 면에서 치아가 전부 나는 3∼4세는 성장 속도가 빨라 영양과 질병에 신경을 써야하는 시기.
이때는 불완전하게 뛰어다니며 많이 움직이고 운동하는 것이 특징.
스스로 옷을 입을 수 있으며 남녀를 구별할 줄 아는 5∼10세는 상대적으로 신체 발육 속도가 더딘 반면 인식 능력이 큰 시기.
특히 10∼13세 사이에 갑자기 키가 크지 않는다면 왜소증 등을 의심, 시기가 더 늦지 않게 치료를 해줘야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사춘기가 포함돼 있는 10∼20세에는 남녀의 성장 속도와 신체적 특징 및 심리면에서 큰 차이가 나므로 부모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이때는 2차 성징이 나타나면서 신체적·정신적인 성적 발육이 왕성해지며 여자는 대략 14세, 남자는 16세에 어른과 비슷한 특징이 나타난다.
대한 소아과학회가 10년 주기로 어린이의 신체 발육치를 측정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85년에 어린이의 체위가 평균 4·3% 늘어났다.
현재 어린이들의 체위가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건강과 직결되지 않고 전에는 없던 질병들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체위의 향상이 곧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절대적인 지표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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