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핸드 푸싱 “주무기”/코리아팀 우승주역 유순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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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팀동료에 영광”겸손/배짱두둑한 덩야핑의 천적
「녹색테이블에서의 작은 통일」을 일궈낸 코리아 여자탁구팀의 일등공신 유순복은 올해 나이 21세의 단발머리 처녀.
함경남도 함흥출신으로 앳된 외모와는 달리 두둑한 배짱으로 세계정상급의 중국선수들을 연파,코리아낭자군의 기개를 떨쳤다.
『제가 잘했다기보다 우리 코리아팀 전체가 한마음 한뜻이 되어 호흡을 맞춰온 결실이에요.』
만리장성을 여지없이 허물고 정상등정의 감격을 선사한 코리아여자팀의 우승주역 유순복은 영광을 한사코 지난 한달간 한솥밥을 먹으며 함께 고생해온 동료선수들에게 돌리는 겸손함을 잊지 않았다.
유순복은 『중국선수들과 경기를 벌이면서 꼭 이겨야한다는 생각보다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만큼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한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경기때의 심경을 털어놓았다. 그녀는 특히 첫단식에서 만난 북경아시안게임 3관왕인 중국 간판스타 덩야핑과는 전에도 싸워 이긴적이 있어 어느정도 자신감이 있었다고.
1m56㎝·54㎏으로 다소 왜소한 체구. 그러나 코트에만 나서면 가위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는 근성의 선수로 주무기는 스카이서브와 강력한 백핸드푸싱. 세계랭킹은 17위. 팀구성후 그동안 현정화 이분희의 그늘에 가려 각광받지 못했으나 윤상문 감독이 유순복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특유의 전진속공과 회전력이 강한 드라이브를 접목시킴으로써 코리아팀의 비밀병기로 조련될 수 있었다.
행운도 뒤따랐다. 북측에이스 이분희가 단식에서 부진을 거듭하자 대타로 기용되게 된것. 이분희가 제몫을 다했더라면 벤치워머 신세를 면치 못할뻔 했다.
유순복은 첫기용된 헝가리와의 준결승전 첫단식에서 바토르피에게 2­0으로 패해 불안감을 보였으나 결정적인 대중국전에선 대어를 거푸 낚아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했다.
유순복은 『단체전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홍차옥과 짝을 이룬 개인전 복식 및 단식에서도 최선을 다해 온 겨레의 성원에 보답하겠다』며 선전을 거듭 다짐했다.
이번대회 우승으로 공훈체육인이 됐으며 현재 함흥체육대 3년에 재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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