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로 못 푸는 생명신비 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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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인간의 지놈지도 초안이 발표되자 생명과학자들은 적잖이 당황했다. 지도만 완성되면 모든 생명현상의 수수께끼가 풀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10만 개 정도로 추정하던 인간의 유전자 수는 3만 개 정도에 불과했던 것이다.

과학자들은 DNA만으로는 인간의 생명현상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이후부터 생명의 신비를 풀어줄 새로운 열쇠로 리보핵산으로 불리는 RNA에 시선이 모였다. DNA에서 단백질로 이어지는 중간 매개체 역할뿐 아니라 세포 내 중요한 조절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빛내리(37) 교수도 일찌감치 RNA의 중요성을 감지한 인물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에이즈 바이러스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RNA에 재미있는 사실이 많이 숨어 있는 것 같아 RNA 연구에 푹 빠져들었죠."

이렇게 RNA와 인연을 맺은 김 교수는 마이크로 RNA의 생성과 합성에 핵심 역할을 하는 '드로샤'라는 효소를 처음으로 발견하는 등 마이크로 RNA 분야의 세계적인 연구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5년간 네이처와 셀 같은 굵직한 과학저널에 논문을 싣는 등 총 19편의 논문을 발표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5일 '젊은 과학자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도 주변에선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다. 젊은 과학자상은 과기부와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1997년부터 2년마다 자연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발전 잠재력을 지닌 젊은 과학자에게 주는 상이다. 대통령 상장과 5년간 매년 3000만원씩 모두 1억5000만원의 연구장려금이 지급된다.

김 교수의 유학을 도와준 서울대 김선영(생명과학부) 교수는 "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일과 가정에 빈틈이 없다"며 "특히 목표가 한번 정해지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추진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벨화학상 수상자가 모두 RNA 연구자라는 사실에 비춰 김 교수의 마이크로 RNA 연구 성과도 노벨상에 상당히 근접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마이크로 RNA=RNA는 이중나선 구조인 DNA와는 화학적으로 약간의 차이가 있다. DNA는 A.T.G.C 4개의 염기 서열로 생체 정보를 저장하지만, RNA는 T 대신 U 염기를 사용한다. 마이크로 RNA는 크기가 매우 작은 RNA를 일컫는다.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메신저 RNA는 수천 또는 수만 개의 염기가 일렬로 이어지는 데 반해 마이크로 RNA는 20~25개의 염기로 구성된다. 1993년 미국 앰브로스 박사팀이 처음 발견했다. 마이크로 RNA는 큰 RNA에 붙어 단백질 생산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두 장의 유리기판 사이에 삽입된 액정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조절해 원하는 영상정보를 표시하는 장치다. 컴퓨터 모니터와 텔레비전, 디지털카메라 등의 디스플레이로 사용된다. 주변에서 끌어온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력 소비가 적고 해상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PDP에 비해 대형 패널의 제조가 어렵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는 각도가 좁다는 것이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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