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분희가 흔들리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코리아 여자 팀의 에이스 이분희가 흔들리고 있다.
현정화와 함께 코리아 팀의 간판 격인 세계 랭킹3위 이분희는 단체전이긴 하나 첫날 루마니아의 바데스쿠(19위)에게 2-1로 패 한데 이어 이튿날도 네덜란드의 브리세쿠프에게 2-1로 역전패, 충격을 주었다.
특히 1-1 타이를 이룬 두 경기 모두 제3세트의 승 부처에선 각각 21-7, 21-10의 참담한 스코어 차로 완패,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코리아 여자 팀은 4단1복의 단체전에서 당초 이분희·현정화의 두 남북 에이스만을 가지고 이번 대회 세계제패를 노려본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었다.
두 선수 모두 세계수준에 올라 있는 상위 랭커로 개인기량이 뛰어난데다 복식에서도 왼손드라이브와 오른손 전진 속공이란 이상적인 전형상의 결합으로8연패의 중국 벽을 부숴 볼 만 하다는 게 탁구 인들의 전망이자 바람이었다.
지금까지 치른 4경기 중 3경기에 출전한 복식에선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까임새 있는 공·수 연결능력을 보여줘 합격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코리아 팀의 선발주자로 첫 단식에 기용되는 이분희가 첫날 프랑스의 왕샤오밍을 격파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이후 두 차례나 패하며 주춤, 코리아 팀에 전력차질이 생긴 것이다.
바데스쿠나 브리세쿠프 모두 이분희가 주무기로 하는 드라이브를 쇼트나푸시로 맞받아 치는데 탁월한 기량을 보유, 상대적으로 전형 상 어려운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단식 경기 때 나타나는 이분희의 문제점은 첫째 드라이브의 파괴력이 지난89년 도르트문트 세계 선수권에서 준우승을 차지할 때에 비해 훨씬 떨어지는 점이다.
결국 결정타가 되지 못하는 드라이브공격은 셰이크핸드 전형으로 백푸시에 능한 유럽 선수들에게 역습을 허용, 실점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또 발놀림 등 스피드가 둔화되어 계속적인 드라이브 연결공격이 이뤄지기 않는 것이 간염후유증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 한두 차례의 예선경기에 더 출전, 단식에서의 가능성을 점검해 보겠지만 계속 부진할 경우 작전변경이 불가피 할 듯하다.
이럴 경우 호흡이 잘 맞고 있는 현정화-이분희 복식 조는 그대로 살리면서 나머지 단식 2경기의 주자로 루프와 직선드라이브에 모두 능한 유순복이나 양 핸드가 모두 뛰어난 홍차옥 이상대 전형에 따라 기용될 공산이 크다. 【지바=유상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