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훈은 2004년 K-1 히어로즈 부문(그라운드 기술을 허용하는 자유 격투기) 무대에 진출했고, 2년 만에 라이트 헤비급 정상에 올랐다. 사쿠라바는 프라이드(온몸을 사용하는 자유 격투기)에서 1990년대 일본 격투기를 점령했던 브라질 그레이스 가문의 선수들을 차례로 꺾으며 일본의 격투기 영웅이 됐으며 지난해 초 K-1으로 전향했다. 추성훈과 사쿠라바의 경기는 K-1 최고의 빅매치였고, 그 대결에서 추성훈이 완승을 거뒀다.
추성훈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도복을 입고 링에 올랐다. 오른쪽 팔에는 태극기, 왼쪽 팔에는 일장기가 새겨져 있었다. "K-1에는 국적이 없어 좋다"는 추성훈의 인생에는 부침이 많았다.
추성훈은 경기에 출전할 때 늘 오른팔에는 태극기, 왼팔에는 일장기를 새겨 넣는다. [중앙포토]
2001년 일본 국적을 취득한 추성훈은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한국 선수를 누르고 금메달을 땄다. 2005년 11월 추성훈은 K-1 서울 대회를 치르기 위해 한국을 찾은 적이 있다. 그는 한국팀 대표를 맡았다. 국적이 중요치 않은 이벤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승리를 거둔 뒤 서툰 한국어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일본인이에요. 그런데 내 가슴 속 피는 한국인이에요."
그 뒤 인터넷에는 수많은 팬카페가 생겨났다.
강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