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보수­개혁 협력모색/고르바초프 축출가능성 희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모스크바 로이터·AP=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실각설이 나돌고 있는 가운데 온건 중도파인사들은 고르바초프의 실각이 개혁 추진에 「재난」을 가져올 것이라며 급진개혁파와 고르바초프간 협력관계를 모색하기 위한 새로운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공산당 강경파들에 의한 고르바초프 축출이 가능할지도 모른다는 소련 언론의 추측에도 불구,이같은 상황이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모스크바 주재 서방 외교관들이 말했다.
개혁성향의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 정치평론가 레오니드 니키틴스키는 12일 논평을 통해 『옐친을 우두머리로한 급진파들은 고르바초프에게 손을 내밀고 그가 다시 일어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의 역사가 알렉세이키바도 『고르바초프와 옐친이 사회개혁에 지속적 관심을 갖고 협력하면서 상대방을 약화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외무장관도 주간지 리테라투르나야 가제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유사한 주장을 펼쳤으며 바딤 바카틴 전내무장관은 급진성향의 네자비시마야 가제타지에 『고르바초프는 여전히 확고부동한 개혁가로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공화국 대의원들로 구성된 한 그룹도 온건한 개혁파와 고르바초프간 연립의 「민주주의를 위한 공산주의자」 운동을 펼칠 것을 선언했다.
한 서방외교관은 『나는 옐친조차 과연 그가 고르바초프의 사임을 원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하고 『정치투쟁의 논리로 봐 두사람은 다시 힘을 합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6∼19일 일본·한국방문을 앞두고 있는 고르바초프에게 석탄광원 파업등 노동문제는 큰 부담이 되고 있는데 관영 노동조합조차 고르바초프의 경제정책을 비난하는 독립노조의 입장에 가세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