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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Review] '김치특공대' 신나는 모험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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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콩두는 김치를 싫어해

김지은 지음, 유준재 그림, 스콜라,

80쪽, 7500원, 초등 저학년

자극적인 맛과 냄새 탓에 아이한테 먹이기 힘든 음식. 바로 김치다.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유산균 1억 마리' 운운 하지 않더라도 김치가 몸에 좋다는 건 상식이다. 그런데도 도리도리 고개를 젓는 아이들 앞에서는 별 수가 없게 마련이다. 그럴 땐 이 동화가 제격이지 싶다.

주인공 콩두도 "맵고, 짜고, 구리구리한 냄새까지 펄펄 나는" 김치가 너무 싫어 엄마가 들이미는 밥숟가락을 요리조리 피해 다녔다. 그러던 콩두가 어느 날 미래에서 온 여자아이 콩두(이름이 같다)의 요청으로 김치에 얽힌 기나긴 모험을 경험하게 되면서 '김치소년'으로 거듭난다.

콩두와 독자를 모험길로 접어들게 하는 설정이 재미나다. 2158년의 세계에 변종 바이러스인 '부리부리 바이러스'가 퍼진다. 한번 걸리면 열이 펄펄 나서 눈알이 부리부리해진단다. 과학자들이 찾아낸 해결책은 바로 묵은지. 물컹물컹하고 시디신 묵은지로만 치료가 가능하다. 콩두는 '군동네'에 사는 묵은지 할머니에게서 '김치특공대' 대원증을 받아 길을 떠난다.

콩두가 마주치는 김치 관련 에피소드는 장난기 배어있는 상상력으로 입가에 웃음을 가득 머금게 한다. 콩두는 축구 경기에서 20대 0으로 깨져 겁을 잔뜩 집어먹은 겁나 마을 사람들에게 힘내라며 매콤한 더덕김치를 권하기도 하고, 트림 소리와 냄새가 고약한 트림나 마을의 문제를 신김치로 해결해주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성질 급한 못참나 마을 사람들에게는 '슬로푸드' 김치의 매력을 톡톡히 알려준다. 고들빼기.동치미.백김치 등 듣기만 해도 입 안에 군침이 도는 갖가지 김치 종류와 김치에 얽힌 상식이 콩두의 모험과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재미와 생각거리를 함께 전해주는 책이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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