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장관 “대권경쟁 않겠다”/월계수회 고문직도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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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노 대통령 「친인척 배제」 따른듯
여권내 최대 사조직인 월계수회(회장 이재황 의원)를 이끌며 차기 대권도전에 강한 집념을 보인 박철언 체육청소년장관이 6일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자신이 맡고 있던 월계수회 고문직 사퇴를 공식 발표하고 차기 대권후보 경쟁에 나서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장관의 이같은 고문직 사퇴는 노태우 대통령의 친·인척 배제의사에 따른 것으로 알려져 여권내 차기후보 경쟁양상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관계기사 2,3면>
박장관은 이날 오전 플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지난 13대 대통령선거때 노태우 대통령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순수한 민간친목단체로 출범한 월계수회가 최근들어 특정인(박장관 본인을 지칭)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조직인 것처럼 왜곡돼있다』고 지적하고 『월계수회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월계수회 고문직에서 사퇴키로 했다』고 밝혔다.
박장관은 또 『차기대권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해본적도 없고,그런 의사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해 차기후보 경쟁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박장관은 자신의 이같은 결정과 관련,『노대통령과도 이미 논의했다』고 밝히고 『궁극적으로 나자신의 거취문제인 만큼 이번 결정은 누구의 지시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월계수회는 다음주초 전국회장단회의를 긴급 소집,박장관의 핵심 참모이자 민자당 기조실장을 맡고 있는 강재섭 의원을 회장에 선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4일 김윤환 사무총장으로부터 당무보고를 받고 적절한 시기에 월계수회를 당조직으로 흡수·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대통령은 지난 3월23일 김복동 국제문화연구소장(처남)·금진호 전 상공장관(동서)·박장관(처고종사촌) 등 자신의 친·인척을 불러 친·인척으로서의 운신의 어려움을 강조하고,월계수회가 여권조직의 분파작용 및 결속의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음을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3월11일 월계수회의 북방정책연구소 세미나에서 박장관을 「떠오르는 태양」이라고 불러 물의를 빚은 뒤 노대통령은 청와대비서실·민자당내 민정계 중진들로부터 월계수회의 문제점과 조직정비를 건의받고 결심을 굳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정계 중진들도 민정계단합의 저해요인이 돼온 월계수회 정비조치의 시급함을 건의해왔다.
이에 대해 김영삼 대표는 일체의 공식논평을 하지 않고 있다.
민주계측은 『박장관이 고문직에서 물러날 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월계수회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박장관의 고문직사퇴로 민정계 중진들의 결속이 강화될 것』이라며 반김대표세력의 결집가능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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