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돈은 아니지만 …" 성금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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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 송파구 장지동의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조부모 가정 영혜(7.가명)남매 집의 사연이 본지(12월 27일자 5면)에 나가자 27일 이들을 돕겠다는 독자들의 훈훈한 정성이 잇따르고 있다.

공무원 송현경씨는 "영혜 남매와 비슷한 나이의 아들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이 아이들이 너무 불쌍해 눈물이 났다"며 "나도 돈을 많이 벌지 못하지만 후원계좌를 통해 도움을 주겠다"고 밝혔다. 송씨는 "두 아들에게도 저금통을 채워 영혜 남매를 도와주자고 얘기했다"며 "모금이 많이 돼 영혜네 집이 방 한 칸이라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김현식 대리도 "이런 가정이 많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그동안 잊고 살았는데 기사를 보고 마음이 아팠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아이들이 학교 다니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사는 주부 권수진씨는 "큰 도움은 아니지만 이들 남매가 올 겨울을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영혜네 집의 연락처를 물어왔다.

직접 영혜네 집에 찾아가 돕고 싶다는 독자들도 있었다. 교회에서 교사를 맡고 있다는 이선아씨는 "이 아이들을 위해 직접 학습 등을 도와주고 싶다"며 "영혜네 집의 정확한 위치와 주소를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송파구에 사는 주부 김수아씨는 "영혜 남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사니 직접 찾아가 간식거리라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회사원 표현모씨는 "내가 다니는 교회의 청년들과 영혜네 집을 직접 방문해 봉사를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영혜 남매를 도우려는 문의전화가 많아지자 관내 마천사회복지관(전화02-449-3141~2)은 이날 이들 남매의 개인 후원계좌를 개설했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JMnet(중앙미디어네트워크)과 한국복지재단이 조부모 가정을 돕기 위해 개설한 ARS전화와 후원계좌에도 성금이 답지했다.

한 통화당 2000원의 후원금이 조부모 가정 지원을 위해 적립되는 ARS전화(060-700-1580)는 27일 하루 동안 571건이 걸려왔다. 조부모 가정 후원계좌(기업은행 035-043647-01-116)엔 이날 1200여만원이 입금됐다. 한 독지가는 거금 1000만원을 보내왔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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