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후보 마이크 톤 높이다 혼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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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모든 비리 파헤치겠다>
○…재야 단일 후보로 나온 돈암 2동 이모후보 (23·영구 임대 주택 입주자 추진 위원장) 는 23일 유세에서 가수 설운도의 『나침반』을 개사, 기초 의회 선거의 부당성을 풍자해 눈길. 이 후보는 『망우리로 갈까요. 벽제로 갈까요. 지자제가 어디로 갈까요』라고 노래한 뒤 『졸부들과 친여 인사들의 대거 출마로 갈 방향을 잃고 있는 기초 의회가 제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모든 비리를 나무꾼처럼 쪼개겠다』고 열변.

<"유인물 잘못 인쇄"변명>
○…24일 관악구 선관위 게시판에는 신림 5동에서 출마한 김모 후보 (48) 가 선거 유인물에 학력을 허위 기재 했다는 내용의 선관위 공보가 나붙어 눈길.
김모 후보는 자신의 최종 학력을 「서울대 산업 전략 대학원 수료」로 기재했으나 선관위측이 확인 결과 서울대에는 있지도 않은 과정으로 밝혀져 정정한 것.
김 후보는 『유인물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잘못 인쇄된 것 같다』고 변명.

<두 후보 서로 삿대질>
○…24일 오후 2시 구의동 명성여고 운동장에서 열린 구의1동 선거 유세에서 한 후보가 10살난 딸과 함께 연단에 올라 인사했다가 상대 후보 운동원들로부터 심한 야유를 받기도.
이 후보가 연분홍색 옷에 꽃다발까지 든 자신의 딸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인사하는 순간 상대 후보 운동원들이 『철 없는 어린이를 정치판에 끌어들이느냐』며 고함을 질러대 두 후보 진영간에 삿대질이 오가는 등 한 때 험악한 분위기.

<유세 비디오로 촬영>
○…성북 국민학교에서 열린 성북2동 마지막 유세에서는 한 시민이 30년만에 부활된 지방자치 의원 선거 모습을 「역사의 기록」으로 남기겠다며 유세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비디오 카메라에 담아 눈길.
종암 2동에서 사진 현상소를 경영하는 서승주씨(40)는 79년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 장면 등 역사적 사건을 찍어 봤다며 『유권자로서 각 후보의 유세 내용을 기록해 공약의 실현 여부를 중간 평가하겠다』고 다짐.

<전화 임대 안돼 울상>
○…천호 전화국은 지자제 선거를 앞두고 전화 이용이 폭주할 것을 예상, 한달 기간으로 임대해주는 단기 전화 2백여대를 준비했다가 4분의1수준인 50여대밖에 임대가 안 되자 울상.
천호 전화국은 후보 접수 기간 중 관할 선관위 사무실에 단기 전화 안내 광고물까지 붙였는데도 실적이 저조하자 『침체된 선거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한 것 같다』며 예상 수입이 줄어든 것을 아쉬워하는 모습.

<상대 비판 발언 난무>
○…24일 동작동 경문고교에서 열린 합동 연설 회장에는 1차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5백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후보들이 청중들을 의식해서인지 상대방을 비난하는 발언 등을 일삼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박모 후보는 3당 통합과 수서 비리 등을 언급하며 여권을 맹비난한 뒤 다른 두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도 『구 의회 의원이 할 수 없는 것들을 내걸었다』고 비난했고 이에 대해 상대 후보들은 박 후보를 겨냥, 『지자제를 여야 격돌의 정치판으로 만들려는 의도』라며 맞 받아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공명 선거 다짐에 박수>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가 혼탁해지고 있는 가운데 정릉 4동 후보들이 유세장에서 함께 손을 잡고 공명 선거를 다짐, 유권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23일 정릉4동 한도 통산 공터에서 열린 유세에서 후보 4명은 연단에 오르기 전 후 후보석에 앉아있는 다른 후보에게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으며 유세가 끝난 뒤에도 모두 연단에 올라가 「공명 선거」를 외치며 만세를 부르기도.

<선관위에 거센 항의>
○…23일 오후2시 서울 중화 국교에서 열린 중랑을구 신내동 합동 연설장에서는 선관위의 위탁을 받고 마이크를 설치, 운영하던 전파사 직원 김용태씨 (20)가 네번째 연사로 나선 임종만 후보의 연설 때 마이크 소리를 약간 높이자 백현진 후보가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
첫 등단, 연설을 마친 백 후보는 마지막 연사인 임 후보의 연설 도중 갑자기 마이크 소리가 커지자 『중립을 지켜야 할 선관위측이 마이크를 조작, 친여 인사를 간접적으로 돕는 게 아니냐면서 선관위에 거세게 항의.
소동은 『임 후보의 목소리가 다른 후보들보다 작아 무심코 마이크 소리를 약간 높였을 뿐』이라는 김씨의 해명으로 일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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