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물결처럼…/곳곳서 두산·당국 규탄시위 확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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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OB맥주 안마시고 프로야구도 안보기로
【대구·부산=특별취재반】 대기업의 식수오염사건이 밝혀져 수도물 공포가 커짐에 따라 각 시민·재야단체가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과 벌칙강화는 물론 기업의 책임자 처벌등을 요구하는 대대적인 시민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단체등은 오염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자체 감시기구까지 구성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피해가 가장 컸던 대구시민과 하류의 경남·부산지역 주민들은 두산계열 기업제품 불매는 물론 프로야구팀 OB베어스의 경기까지도 거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사태가 이 정도에까지 이르도록 조치를 취하지 않은 행정기관에 대해서도 환경처장관·대구시장 인책을 요구하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6일 이후 5일 가까이 격심한 고통을 당한 대구시민들은 YMCA·YWCA·경실련·참길회·함께하는 주부모임 등 이 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축이돼 22일부터 대구시청앞 광장등 곳곳에서 「음료수 못먹겠다,수도요금 못내겠다」「OB맥주·마주앙을 마시지 말자」「관련공무원 사퇴하라」는 등의 피킷을 들고 규탄시위·농성을 벌였다.
이들 단체들은 23일에도 오후 3시부터 대구백화점에서 가톨릭문화회관까지 3㎞에 걸쳐 시민궐기 평화행진을 갖기로 했으며 오후 6시부터 가톨릭문화회관에서 「수도물 오염파동 대구시민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영남대 박영규 교수등 수질전문가 4명,대구·부산·경남지역 주민대표 3명 등 7명으로 구성된 민간수질조사연구팀은 23일부터 자체적으로 구미·왜관·남지 등 낙동강 주요지점 10곳,취수장 4곳,공단주변에 대한 현지조사에 나섰으며 그 결과를 25일쯤 발표하기로 했다.
영남지역 주민들은 두산측이 사과광고를 통해 이번 사고를 「뜻하지 않은 유출사고」라고 밝힌데 대해 『사건 자체를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불쾌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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