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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추억의 만화, 반갑구나 … 50~60년대 150여 점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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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오경수(51)씨는 소문난 만화 수집광이다. 20여 년간 전국을 다니며 1950~60년대 초창기 우리 만화를 모아왔다. 인사동과 청계천 헌 책방을 뒤지는 것은 기본. 만화가 및 문하생들과 얼굴을 익혀가며 몇 년을 공들인 끝에 한두 권씩 모아온 '작품'들이 어느새 500권이 넘었다.

고전만화 팬과 만화가 등이 모인 인터넷 만화모임 '만화와 추억'를 운영하고 있는 그가 전시회를 연다. 그동안 함께 친분을 쌓아온 만화 수집가 이태근(48)삼화산업 대표와 함께 서울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 26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각에서 여는 '한국 고전만화 전시회'다.

한국 만화의 전설로 불리는 박기당(1922~79)화백과 김종래(1927~2001)화백의 걸작을 중심으로 '라이파이'의 산호, '도전자'의 박기정, '약동이와 영팔이'의 방영진 등 50~60년대를 주름잡던 만화가 30인의 작품 150여 점과 포스터 30여 점이 준비돼 있다.

특히 한국 만화의 첫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엄마 찾아 삼만리(김종래)'의 초판본(1958년 8월 출간.(上))과 한국 만화의 개척자 박광현 화백의 초기작 '눈물 젖은 남매'(1950년 1월 출간.(下))는 최초로 공개되는 것이라고 오씨는 밝혔다.

"'엄마 찾아 삼만리'는 지금까지 1959년에 발간된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이를 바로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지요. '눈물 젖은 남매'는 현재까지 발견된 박광현 만화 중 가장 오래돼 만화사적으로 의미가 큽니다. 박광현은 탤런트 박원숙씨의 부친으로 그가 개척한 삽화체 그림은 한국 만화의 한 전형이 되었지요."

그는 "50년대 만화의 작품성은 지금 보아도 그리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이번 기회에 우리 만화의 우수성과 작가들의 예술혼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이현세.김수정.김형배 등 쟁쟁한 만화가들이 어린 시절 만화책 독자투고란에 응모한 작품 코너도 보는 이의 미소를 짓게 한다. 입장료는 없다. 02-737-9963.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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