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익·압력단체들 제몫찾기(지자제 표밭현장:7)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농민·노동자·장애자등 출사표/“행정독주 막는다”… 긍정적 평가
지방의회선거에 이익·압력단체의 대표주자들이 대거 진출을 시도,「제몫찾기」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의 조례제정 및 개정·예산심의·행정감독 및 조사권을 갖고 있어 이익·압력단체들은 후보들을 내세워 소속집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것이다.
이들 전문인들의 지방의정에 직접 참여는 다양한 계층의 여론이 반영되고 행정독주를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어 주민들로부터는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의·약사회를 비롯,요식업협회·농수축협 등 전문직종단체,노총·소비자·여성·농민단체 등 사회단체,전교조·전농 등 재야단체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후보들은 대체로 지역사회에서 지명도가 높아 당선가능성 또한 클 것으로 알려졌다.
단위농협조합장·농민회간부·전농간부 등은 UR협상·농축산물 수입개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의 이익증대를 위해 경험을 통해 얻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겠다는 후보가 대부분이다. 전남 19명,광주 4명 등 모두 23명의 농민회원이 후보로 등록한 전농 전남도연맹 윤기현 사무국장(43)은 『농민회측 출마자들은 민련등 재야단체와 연계된 후보들로 이 지역의 정치풍토상 당선가능성이 높을 것』이으로 예측하고 있다.
윤국장은 『이들이 의회에 진출,지금까지의 관주도 농업시책대신 해당지역 실정에 맞는 현실적인 농정을 펼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농민단체들은 또 시·도 광역의회에도 진출,도시위주의 행정을 지양하고 농어촌에도 많은 투자가 이루어지도록 할 방침이다.
의·약사회의 경우 의료시설의 확대,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문제점 개선,수질 및 환경오염 방지 등 공해문제해결 등을 내세우고 있다.
대한약사회의 사무국장 한찬석씨(36)는 『서울 도봉지회 약사들이 지방의회에 진출하면 지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약수터·가로수관리 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쓸 수 있어 큰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씨는 동료약사들이 동네유지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의 당선가능성을 낙관하고 있다.
부산지부에서는 5명이 출마한 대한건축사협회 부산지부 이건호 총무과장은 『건축사들이 구의회의원에 진출하게 되면 회원들이 내고장 건설공사설계에 적극 참여케하고 지나치게 까다로운 건축심의·허가 등 행정절차의 개선으로 시민들의 편익을 위해서도 단단히 한몫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4명의 해직교사가 출마,눈길을 끌고 있는 전교조 광주·전남지부의 정해숙씨(56·여)는 『교육자치를 앞당기기 위해 후보를 추천했다』며 『당선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이들중 1명이라도 당선된다면 전교조의 합법성쟁취와 참교육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여성단체들은 생산자·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온 자신들의 권익을 되찾는데 힘을 쏟겠다며 소속단체 후보들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지체장애자협회·세입자대책위·노점상 등도 선거에 참여,자신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뛰고 있다.
한국 지체장애인협회 서울시지부장 박덕경씨(41)는 『전국에 장애자가 4백만,장애자가족이 1천여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장애자의 권익보호가 미흡해 장애자들이 직접 나서게 되었다』며 『영세민·노인·부녀자 등 소외계층의 복지향상을 위해서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체장애자협회는 13일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시켰으며 15일부터 회장등 간부들이 장애자입후보지역을 순회,지원할 계획이다.
서울 동작갑지구에 출마한 신대방 세입자대책위 부위원장 김모씨(33·여)는 『세입자와 영세민들의 권리보호에 힘쓰겠다』며 『여권신장을 위해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대 김영근교수(38·행정학)는 『이들 이익단체의 진출을 환영하나 조직화되고 목소리가 큰 이익·압력단체출신 후보들이 소속집단의 이익만을 앞세울 경우 지역전체의 공익이 침해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남대 최외출교수(38·지역개발학)는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적극적인 감시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전국 종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