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꿇어"

중앙일보

입력

국내 투자자들과 외국인 투자자가 맞붙은 '금리 도박'에서 국내팀이 완승을 거두었다고 조선일보가 20일 보도했다. 우리은행이 판매한 '금리 예측 게임' 상품에서 토종 투자자들이 외국인 투자자를 누르고 45억원대의 추가 수익을 올린 것이다.

돈을 챙긴 사람은 우리은행 고객 5000여 명. 이들은 작년 11 ̄12월 투자자들이 미래 금리(기준금리는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를 잘 맞추면 이자액이 불어나도록 설계된 이색 상품에 투자했다. 가입 당시 국내 CD금리는 연 4.0% 수준. CD금리가 투자기간(3년 만기) 내내 연5.3%를 밑돌면 연 7.3% 고금리를 주고, 반대로 투자기간 내내 CD금리가 연 5.3%를 초과하면 이자를 한 푼도 못 받도록 짜였다.

상품 판매 결과, 총 5282명이 1561억원을 투자해 '금리가 크게 오르지 않는 쪽'에 베팅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투자자들은 정기예금 이자보다 45억원이나 더 많은 수익을 냈다. 그런데 이 수익은 고스란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은행 상품을 설계한 홍콩 소재 모 외국계 투자은행이 '한국 CD금리가 크게 오른다'는 쪽에 베팅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모아 한쪽의 '손실'이 상대방의 '이익'이 되도록 투자구도를 짰기 때문이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