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전세 약세, 서울전역 확산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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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 5개 저밀도지구 중 잠실 4단지 '레이크 팰리스'아파트의 입주가 이달말 시작되면서 잠실지역의 전세값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통상 입주단지에서 발생하는 조정"으로 해석하면서 국지적인 현상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 잠실 전세 하락=19일 인근 중개업계에 따르면 레이크 팰리스의 전세값은 △26평형 2억4000만-2억5000만원 △34평형 3억4000만-3억5000만원 △43평형 4억3000만-4억5000만원 △ 50평형 5억5000만-5억60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사전점검 직전 전세시세는 26평형 2억5000만~2억7000만원, 34평형 3억5000만~3억 7000만원, 43평형 4억5000만~4억7000만원, 50평형 5억~6억원선이었으나 최근 평형별로 2000만원 가량 일제히 떨어졌다.

4단지 가격 하락세로 인해 인근 5단지 전세가도 동반하락하고 있다. 지난달보다 평형별로 2000만-3000만원 가량 떨어진 상태다. 잠실에 소재한 한 중개업자는 "4단지 뿐만 아니라 5단지의 전세 매물도 쌓여 있지만 전세 거래는 극히 한산한 편"이라며 "당분간 가격 하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5단지 34, 35, 36평형의 전세가격은 1억5500만~2억3000만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달말 1억8000만~2억5000만원대에서 크게 떨어진 가격이다.

잠실 지역은 주공 저밀도단지 재건축 사업이 완료될 경우 총 1만7615가구가 내년부터 2008년 까지 순차적으로 입주한다. 잠실주공4단지 재건축인 레이크팰리스 외에 잠실주공1단지 5678가구, 잠실주공2단지 5563가구, 잠실주공3단지 3696가구 등이다.

여기에 신천동 잠실시영 단지 6864가구까지 더하면 총 2만5000여가구의 대규모 공급이 이뤄진다.

◇ 잠실 약세, 확산되나=최근 서울지역의 전세가 수준이 보합세인 점을 감안하면 잠실지역의 상황은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서 향후 전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에 대해 눈길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공급 물량의 증가로 인한 일시적인 조정현상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부동산 114의 김희선 전무는 "통상적으로 입주가 이뤄지는 단지는 잔금 납입, 이사 시기 조절 등으로 매매 및 전세가 일시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서울 강남지역으로 확산될 것이라는데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지난달말 입주가 이뤄진 성남시 금광동 '삼성래미안' 1098가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입주 전후로 37평형 전세가격이 1억7000만-1억8000만원 수준으로 인접한 송파 문정동이나 인근 아파트 단지의 전세가격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국지적인 현상에 머물면서 전반적인 확산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내집마련 정보사의 김영진사장도 "서울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인 입주가 이어진다고 할 경우 어느 정도 전세시장 하락을 유도할 수 있기는 하지만 잠실의 경우 지역적으로 한정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내년도 전세시장 어떻게 될까=부동산 114가 조사한 내년도 서울지역 입주 물량 현황에 따르면 △ 1월 1205가구 △ 2월 1823가구 △ 3월 3156가구 △ 4월 1462가구 △ 5월 1803가구 △ 6월 2745가구 △ 7월 1499가구 △ 8월 7238가구 △ 9월 2559가구 △ 10월 3310가구 △ 11월 3618가구 △ 12월 4815가구 등 총 3만5233가구다.

특히 봄철 성수기 이전(3월) 입주하는 물량은 5944가구로 지극히 적은 편이다. 따라서 내년 초 전세시장은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그동안 서울 전세시장은 주거용 오피스텔 완충 역할을 해왔지만 내년에는 이마저도 입주가 없는 실정이다.

해밀컨설팅의 황용천대표는 "지난 2001-2004년의 경우 서울 및 신도시지역에서 입주하는 주거용 오피스텔 물량이 연간 4만-7만가구 수준으로 전세시장의 완충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시장 대란은 불러 오지 않았다"면서 "문제는 도심내 오피스텔 규제가 이뤄지면서 내년에는 전세 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물량이 극히 적어 매물 부족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은 △ 내년도 입주물량 부족 △ 방학철 학군 수요 증가 △ 집주인의 종부세 부담, 세입자로의 전가 등을 꼽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잠실지역의 전세 하락은 공급 확대가 시장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것으로 우선 공급 부족량을 확보하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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