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대통령 "고향보다 더 고향같은 光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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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실세가 누구냐, 다들 문재인(文在寅)민정수석을 말하는데…."

노무현(盧武鉉)대통령이 7일 광주를 방문해 던진 물음이다. 광주.전남지역 인사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다. 盧대통령은 "(文수석은) 남들 나쁜 짓 하는가 보고 노동문제를 주로 하다 보니 TV에 많이 나온다"며 "그래서 실세라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盧대통령은 "인사하는 사람이 실세"라며 이곳 출신 정찬용(鄭燦龍)인사보좌관을 '진짜 실세'로 지목했다.

盧대통령은 "여러분이 어려울 때 상의할 만한 사람으로 정찬용 보좌관이 있다"며 "인사는 인사대로 잘 하고 능력이 있어 지역의 창구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그를 거듭 치켜세웠다.

이날 盧대통령의 발언은 호남 민심 다독이기 차원으로 보인다. 盧대통령의 광주 방문은 취임 후 두번째다. 취임한 지 석달 뒤쯤인 5.18 민주화운동 기념행사 때 광주를 찾았다.

이 무렵을 전후해 호남 인사 소외론에 민주당 분당 사태가 겹치면서 호남 민심은 악화일로를 치달았다. 그래서 최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은 호남 주도권을 놓고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지난 3일 盧대통령이 김대중(DJ)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권은 DJ가 盧대통령에게 우호적 발언을 하는 등 호남 민심이 서서히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이에 더해 盧대통령은 이날 호남 인사 소외론 등 그동안의 부담스러운 평가를 지우려 몹시 애를 썼다. "전(DJ) 정부에서 정부 산하단체에 임명된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대부분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제 고향보다 더 고향 같은 곳이 광주"(지역주민 오찬), "광주, 잊지 않고 항상 광주와 함께 하겠다"(아시아 문화 중심도시 광주 조성계획 보고회)며 곳곳에서 '광주찬가'도 쏟아냈다.

오찬에 앞서 열린 보고회에선 "앞으로 문화산업 시장은 더 커질 것이다. 이 시장을 우리가 먹자"며 광주 문화도시 육성을 약속했다. 盧대통령과 광주.전남도민들의 오찬장 앞에는 이 지역 노사모 회원 30~40명이 '광주시민은 바보 노무현을 허벌나게 사랑합니다''평화통일의 선구자 김대중, 햇볕정책의 계승자 노무현'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모였다.

강민석 기자

사진=신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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