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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e-것이 알고 싶다 2006 IT 변화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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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전자제품은 죽기 전날 사면 가장 싸다는 말이 있다. 하루가 다르게 가격이 내려가는 것을 빗댄 것이다. 실제로 디지털 TV 가격은 1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죽기 전날 사면 가장 싸지만 사용 기간을 감안하면 가장 비싸게 산 것이라는 역설도 있다. 3월에 'e것이 알고 싶다'란 시리즈를 시작하며 16차례에 걸쳐 TV.휴대전화.컴퓨터 등 대표적인 IT 제품의 구입 가이드를 제시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격은 낮아지고 더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 속속 선을 보이는 등 IT제품의 변화 속도는 빨랐다.

디카 100만원대 아래 DSLR 대세

디지털카메라(4월 12일자)는 그동안 화소 수가 많이 늘었다. 600만~700만 화소대가 주종이던 것이 800만~1000만 화소로 높아졌다. 카메라가 흔들려도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게 도와주는 손 떨림 보정도 보편적인 기능으로 자리 잡았다. 빛의 양이 적어도 선명한 사진을 얻을 수 있도록하는 고감도 촬영 기능도 크게 보강됐다. 디카 시장은 손 안에 쏙 들어가는 슬림형 제품과 자유롭게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일안반사식(DSLR) 카메라가 양분하고 있다. 10배 이상의 고배율 줌 등을 앞세운 하이엔드 제품이 틈새를 메우고 있다.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운 캐논 제품이 콤팩트와 DSLR 양쪽에서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콤팩트 부문에서는 삼성테크윈.소니 등이 힘을 내고 있다. DSLR에서는 전통의 강호 니콘 제품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콤팩트 디카=휴대성이 가장 큰 강점이다. 주머니나 가방 안에 넣어 다니다가 언제 어디서나 꺼내서 원하는 장면을 찍을 수 있다. 2~3년 전만 해도 화질이나 배터리 성능 등의 차이가 컸으나 최근에는 상향 평준화돼 어느 제품을 선택하더라도 큰 차이가 없다. 디자인이나 서비스 등을 기준으로 고르는 경우가 많아진 이유다. 블루(VLUU) NV 시리즈와 #11 PMP를 앞세운 삼성테크윈과 익서스 시리즈의 캐논이 선두권을 다투는 가운데 소니와 니콘이 뒤를 따르는 형세다. 파나소닉.코닥.후지필름.펜탁스 등의 제품을 선택해도 큰 무리가 없다. 가격대는 35만원 전후 제품이 대부분이다.

◆DSLR=니콘이 본체 기준 가격이 50만원 이하인 D40을 내놓았다. 캐논 350D는 8개월 전보다 10만~25만원 내렸다. 니콘 D80, 캐논 400D 등 1000만 화소급의 신형 제품은 90만원 전후다. 삼성테크윈의 GX-10, 소니 알파 100 등은 손 떨림 보정 기능을 갖췄다. DSLR은 화질이 콤팩트 디카보다 뛰어나지만 갖고 다니기 불편한 데다 동영상.음성녹음 등이 불가능하다. 렌즈를 바꿔 가며 다양한 사진을 즐길 수 있는 반면 렌즈 값으로 본체 값의 서너 배 이상을 지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김창우 기자

평판 TV 가격 무기로 중국산 거센 도전

평판 TV의 시장 판세는 기사(10월 23일자)가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변화가 없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본형 42인치 PDP TV 가격은 145만원 전후, LCD TV의 경우 40~42인치 기본형은 200만원 전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풀HD를 지원하는 같은 크기의 LCD TV는 50만~70만원 더 비싸다. 46~47인치는 가격 차가 더 크다. 국내 대기업의 풀HD급 LCD TV는 360만~380만원이고 소니의 46인치 최고급 제품은 500만원에 달한다. 최근 들어 중국업체나 국내 중소업체에서 값싼 LCD TV를 많이 내놓고 있다. 하이얼은 42인치 제품을 130만원 이하에 시판하기도 했다. 47인치 풀HD 제품도 한 전문업체에서 199만원에 한정 판매한 데 이어 컴파스시스템.TDS.에이텍 등에서도 250만원 전후에 제품을 내놓았다. 가격이 대기업 제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데다 300만원 전후인 HD급 50인치 PDP TV와도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예산이 150만원 전후라면 대기업의 42인치 PDP를 살것인지 전문업체나 중국업체의 40.42인치 LCD를 구입할 것인지를 저울질해야 한다. 예산이 250만원 정도라면 더 고민이다. 대기업의 50인치 PDP와 40.42인치 풀HD LCD, 그리고 중소기업의 47인치 풀HD LCD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대기업 제품도 1~2년의 무상 보증 기간이 지나면 패널 등에 이상이 생길 경우 비싼 수리비를 부담해야 한다. 그러나 디자인.영상 소프트웨어 등이 낫다. 정답은 없다. 전시장 등을 찾아 직접 눈으로 보고 선택할 수밖에 없다.

PC '듀얼코어'데스크톱 시장 주도

'내게 맞는 데스크톱 PC용 CPU 고르기'(7월 19일자) 를 소개한 지 6개월 만에 시장의 주력제품은 듀얼코어 제품으로 바뀌었다. 물론 보급형으로는 싱글코어 제품도 적지 않게 팔리지만 차세대 윈도 비스타 출시를 계기로 '이왕이면 고성능으로 갖추자'는 것이 대세다. 듀얼코어란 하나의 CPU 안에 계산을 담당하는 코어를 두 개 집어 넣는 것을 말한다. 싱글코어 제품보다 속도가 낮아도 일을 나눠서 하기 때문에 동영상 편집 등 CPU 성능이 많이 필요한 작업을 할 때 훨씬 수월하다. 열이 적게 나 CPU를 식히기 위해 돌아가는 팬의 회전 속도 역시 낮출 수 있어 그만큼 소음도 줄일수 있다.

인텔 제품의 경우 펜티엄D 시리즈의 자리를 콘로 제품이 대체했다. '코어2듀오'라는 제품명으로 선을 보인 콘로는 처리 속도에 따라 시판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20만원짜리도 있고 150만원이 넘는 제품도 있다. 이에 대응하는 AMD의 듀얼코어 제품인 '애슬론 64X2' 시리즈는 15만원 선으로 비교적 값이 저렴하지만 콘로의 기세에 눌려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저가형인 싱글코어 시장의 상황은 다르다. 인텔의 셀러론D 제품과 AMD의 애슬론64 제품은 모두 5만~7만원 선에 팔리지만 AMD의 인기가 더 높다. 인텔 사용자들은 보급형 시스템을 꾸밀 때 셀러론D보다 2만~3만원 비싼 펜티엄D를 선호하는 편이다. 새해에는 CPU 하나에 코어를 4개 내장한 '쿼드코어' 제품이 본격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콘로의 여세를 몰아 시장 점유율 격차를 더 벌린다는 전략이지만 "쿼드코어의 성능을 보여주겠다"는 AMD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금 데스크톱 PC를 산다면 인텔의 E6300이나 E6600 CPU를 채용한 제품을 고르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성능이나 소음, 전력 소모 등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다. 다만 당장 PC 구입에 들어가는 돈을 아끼고 1~2년 뒤 한 차례 업그레이드를 할 생각이라면 AMD를 고려해 볼 수도 있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윈도 비스타나 3D게임 등을 바로 사용할 예정이 없다면 애슬론64로도 충분한 데다 쿼드코어 기술은 AMD가 인텔보다 한걸음 앞서가고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인터넷 등을 주로 사용하거나 회사에서 업무용으로 사용한다면 싱글코어 저가형 제품을, 아이들이 게임을 많이 한다거나 본인이 동영상 편집 등에 취미가 있다면 듀얼코어를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노트북(3월 22일자)시장은 많이 변했다. 하시컴퓨터 등 중국 업체들은 40만원대의 저가형 제품을 선보였으며 TG삼보 등 국내 전문업체들은 AMD의 노트북용 듀얼코어 CPU인 튜리온을 채용한 제품을 80만원대에 내놓았다.

삼성전자.LG전자 등 대형업체들은 인텔 듀얼코어 CPU 제품을 150만원 안팎에 팔고 있다. 이에 대응해 HP.델.소니 등 외국업체들은 같은 사양의 제품을 10만~30만원 싸게 내놓았지만 AS 등의 문제 때문에 점유율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트북은 사양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용도에 따라 골라야 한다. 이동이 잦다면 비싸더라도 1㎏대의 가벼운 제품이 어울리고 데스크톱 대신 사용하려면 무겁더라도 14인치 이상의 모니터를 장착한 제품이 낫다.

김창우 기자

휴대전화 얇게 더 얇게 … 슬림폰 히트

휴대전화(3월 29일자)시장에서는 슬림폰이 두각을 나타냈다. 또 모토로라의 레이저가 히트를 쳐 휴대전화 디자인 경쟁에 불이 붙었다. 하반기 이후 나온 최신 모델로는 삼성전자의 '울트라에디션 12.9'와 LG전자의 '샤인폰' 등을 꼽을 수 있다. 지난달 말 국내에 출시된 '울트라에디션 12.9(SCH-B630)'는 이미 해외시장에서 출시 4개월 만에 200만 대를 판매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모델(D900)이다. 두께 12.9㎜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슬라이드 DMB폰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 지상파 DMB 기능이 추가됐는데도 내부 구조를 바꿔 슬림 디자인의 맵시를 살렸다. 300만 화소 카메라와 블루투스(단거리 무선통신), 파일뷰어, MP3 등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기능을 두루 갖췄다. 삼성의 전략모델인 울트라에디션은 지난 8월 바 타입의 '울트라에디션6.9(SPH-V9900)'와 10월 '울트라 슬림 폴더(SCH-V900)'가 출시돼 풀 라인업을 갖췄다.

LG전자가 10월 출시한 '샤인'(모델명:LG-SV420/ KV4200/ LV4200)은 글로벌 히트 모델인 초콜릿폰 후속 모델이다.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사용해 내구성을 강화했다. 소재의 특성 덕분에 '반짝이는 질감'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제품 앞면에 미러 LCD를 채택하는 등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광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슈나이더사의 인증을 획득한 200만 화소 카메라가 내장됐다. 1GB(기가바이트)의 대용량 메모리가 있어 250여 곡 이상의 MP3 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모토로라도 9월 레이저 후속 모델인 '모토 크레이저(MOTOKRZR)'를 선보였다. 모토 크레이저는 폴더 앞면에 반짝이고 광택이 나는 강화 유리 소재를 채택했다. 외부 액정에 '뮤직 터치 키패드'를 탑재해 MP3 음악을 들을 때 폴더를 열지 않고도 재생, 일시 정지, 감기 등을 할 수 있다. 팬택 계열도 7월 스카이 슬림폰 IM-S110 시리즈를 출시했다. 슬림폰 최초로 32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고, 33만 단어가 내장된 전자사전, FM 라디오, 녹음기 등의 기능이 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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