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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열린우리당 정계개편 설문에 의원 139명 중 50여명 불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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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주도해 통합신당론 등 당의 진로를 놓고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5명 정도의 의원만이 설문에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은 139명이어서 설문에 불참한 의원은 50여 명에 이른다.

열린우리당의 한 관계자는 15일 "어제 20여 명의 응답지가 회수됐고, 오늘 60명 안팎이 응답해 참여 의원이 85~86명에 그쳤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는 13일 오후 4시부터 시작돼 15일 오후 마감됐다.

의원들의 참여 부족으로 설문조사 결과가 당 소속 의원 전체 의견에 대한 대표성을 갖기 어려워진 만큼 이를 토대로 당의 진로를 정할 경우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신당파와 친노파 등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은 이상민 의원은 "설문조사를 통한 의사 결정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참여하지 않았다"며 "지도부가 상황을 잘못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결과를 낳은 데 대해 지도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친노파인 참여정치실천연대(참정연) 대표 김형주 의원은 "이번 결과는 비대위에 대한 시위이며 지도부의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며 "통합신당에 반대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음을 보여준 결과"라고 말했다.

다른 한 친노파 의원은 "당의 설문조사 방침에 반대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직격탄 편지'가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 의장계가 정치적 상처를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대변인은 "설문조사는 세(勢)몰이용이 아니라 기초 자료 조사용이었기 때문에 지도부가 참여를 독려하지도 않았고 응답 의원 숫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며 "지도부 리더십을 운운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당 사수파의 기세가 오를 게 분명해 당내 세대결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설문조사 결과는 여론조사기관의 분석을 거쳐 17일 비대위 간담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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