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부럼깨물며 무병기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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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오는 3월1일은 음력정월대보름. 오곡밥과 묵은 나물·귀밝이술·부럼·복쌈 등을먹는 이날의 풍습에는 무병과 복을 기원하는 우리조상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또 영양면에서 대보름 음식은 한겨울을 지나면서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무기질·지방등을 보충해주는 역할을 해 선조들의 지혜도 엿볼 수 있다. 대보름음식 만드는 법을 소개한다.
◇오곡밥과 약식=찹쌀·찰수수·팥 각 2되, 차조·대추 각 1되, 콩5홉의 비율로 섞어 밥을 짓는다. 오곡밥은 시루에 찌거나 솥에 안쳐서 뜸을 충분히 들여야 촉촉한 잡곡밥이 된다.
약식은 좋은 찹쌀을 물에 충분히 불려 짐통에서 50분정도 찐다. 이를 대추·밤·꿀·참기름·진간장·흑설탕·계핏가루에 버무려 찜통에서 중탕하거나 오븐(섭씨 2백도)에서 15분정도 구워낸다.
◇묵은 나물=늦가을에 갈무리해두었던 호박·가지·박오가리·산취·시래기·토란줄기·고사리 등 말리거나 묵혀두었던 아홉가지를 나물로해 먹는다.
말린나물 가운데 고사리·토란줄기·시래기 등은 푹 삶아서 물에 담가 우려내고 호박·가지·박오가리 등은 눌려서 물기를 꼭 짠다. 나물에갖은 양념을 해 냄비에 담고 약간의 기름을 두른뒤 볶는다. 나물이 충분히 불려지지 않았을 때는 물을 조금 두르고 두껑을 덮어 뜸을 푹 들이면 맛있는 나물을 만들 수있다.
◇부럼과 귀밝이술=부럼은 대보름날 새벽에 날밤·호두·은행·땅콩·잣등 껍질이 단단한 견과류를 깨물면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는 풍습이다. 이는 또 치아를 튼튼히 하는 방법이기도했으며 『딱』하는 깨무는 소리에 잡귀가 물러간다는 속설이 있다.
귀밝이술마시기는 보름날아침 청주를 데우지않고 차게 마시는 풍습. 이 술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며 1년 내내 좋은 소리를 듣는다해서 모두 이 술을 마셨다.
이밖에도 취나물·배춧잎·김등으로 오곡밥과 묵은나물을 싸먹었는데 이를 복쌈이라 했다. <문경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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