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 접전… 이라크 포로 500명/지상전 초읽기에 돌입(걸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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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끝까지 싸우겠다”이라크 방송/테헤란 다국적군 공관에 테러
소련이 지난 18일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을 통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게 전달된 평화안에 대한 회답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 주도 다국적군은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 국경너머 깊숙히 헬기를 동원한 공격을 감행,이라크군 5백여명을 포로로 잡는등 본격 지상전 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이라크군은 하루에 2개대대 규모의 탱크를 잃으며 지상군이 남아날 수 없을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고 군조직 자체가 와해,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사우디아라비아 주둔 미군사령관 노먼 스워츠코프 대장이 말한 것으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20일 리야드발 기사로 보도했다.
그는 또 만약 지상전에 돌입하면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이라크는 20일 다국적군이 걸프전을 종식시키려는 이라크측의 모든 「솔직하고 평화적인 시도」를 거부했다고 말하고 다국적군과 끝까지 싸울 것을 다짐했다.
바그다드방송이 이날 보도한 이라크군 코뮈니케는 『이라크와 아랍,그리고 회교도의 적들이 이라크와 세계 도처의 평화주창자들이 제시한 솔직하고 평화적인 모든 시도를 거부했다』고 비난하고 미국이 이라크와 소련의 평화안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자신들의 주장과는 반대로 누구를 해방하기 위해 군대와 함대를 파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리를 방문중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외무장관은 20일 『이라크가 소련측 평화안을 수락할 것인지의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세계가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벨라야티 장관은 이날 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과의 회담을 마친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프랑스와 이란 양국은 『이번 재앙을 끝맺기로 결심했다』고 밝히고 『우리는 매우 가까운 시간내에 이라크가 소련측 평화안에 분명하게 답변하길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내일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라크의 INA통신등 관영 언론들은 20일 5일간의 침묵을 깨고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활동을 보도했다.
INA통신은 이날 후세인 대통령이 농업관련 회의를 주재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으로 언제,어디에서 회의가 열렸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라크가 지난 15일 내놓은 평화안이 혁명평의회 이름으로 발표된 것을 두고 점령지 쿠웨이트를 포기하는데 있어 후세인 혼자 책임질 것이 아니라 책임소재를 확대하자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를 거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라크의 한 재야지도자는 20일 걸프전쟁으로 25만여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이번 전쟁의 목적은 이라크의 군사력과 경제력을 완전히 파괴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이라크의 사아둔 하마디 부총리는 최근 전쟁발발 26일만에 2만여명이 사망했으며 6만명이 부상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20일 영국 대사관을 비롯,터키·이탈리아·소련·독일 대사관에 다국적군 참가국들에 대한 공격으로 보이는 수류탄이 투척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테헤란 주재 서방외교관들과 이란 관영 IRNA통신이 전했다.
한편 이번 서방 대사관에 대한 수류탄 공격은 걸프전 발발 이후 다국적군 참가국에 대해 이란에서 발생한 최초의 공격으로 이날 IRNA통신이 다국적군에 의한 이라크내의 회교 시아파 성지에 대한 공습소식을 보도한 직후 발생했다. 이란은 국민 대다수가 시아파 회교도다.
○…독일은 20일 걸프전쟁의 비용을 보조하기 위해 미국에 21억6천만달러상당의 전쟁분담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워싱턴주재 독일대사관이 밝혔다.
이는 독일이 금년 첫 3개월동안 걸프전쟁 지원을 위해 미국에 제공하겠다고 약속한 총 55억달러의 전쟁분담금중 그 첫번째 지불이 된다. 독일은 걸프전쟁이 시작되기 이전에 이미 10억달러의 현금과 걸프지역에서 미국의 군사작전에 필요한 장비들을 제공한바 있다.
이란과 유고슬라비아·쿠바·인도 등 비동맹 4개국 외무장관들이 비동맹운동(NAM)을 대표해 오는 24일 바그다드를 방문,비동맹측의 걸프전쟁 평화안을 놓고 이라크측과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인도 외무부의 한 대변인이 20일 밝혔다.
비동맹 15개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12일 유고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만나 이라크군의 쿠웨이트 철군과 동시에 전쟁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면서,아울러 이라크군의 철군을 유엔이 감시하고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회의를 열 것등을 제안했었다.<외신 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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