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있는아침] '그 말이 가슴을 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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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그 말이 가슴을 쳤다'- 이중기(1957~)

쌀값 폭락했다고 데모하러 온 농사꾼들이 먼저

밥이나 먹고 보자며 자장면 집으로 몰려가자

그걸 지켜보던 밥집 주인 젊은 대머리가

저런, 저런, 쌀값 아직 한참은 더 떨어져야 돼

쌀 농사 지키자고 데모하는 작자들이

밥은 안 먹고 뭐! 수입 밀가루를 처먹어?

에라 이 화상들아

똥폼이나 잡지 말든지

나는 그 말 듣고 내 마음 일주문을 부숴 버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 총궐기대회가 종로 보신각 앞에서 내내 있었습니다. 피할 수 없는, 농업.문화.교육.통신.병원.보험.금융.공기업의 세계화(世界化). 세계화 속 미국적 세계화(歲計化)! 마음의 일주문을 부수는 건 나중의 일. 우리들 밥줄의 일주문부터 세워야겠습니다.

<정끝별·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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