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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cover story] 수도권 온천 특구 포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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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천(抱川)이란 이름이 새삼스럽다. 외부에서 흘러들어오는 물은 없고 나가는 물만 있대서 '안을 포(抱)'를 썼단다. 물이 흔하다는 뜻. 나아가 물을 생산하는 산과 나무, 그리고 계곡이 많다는 얘기다. 그러고 보니 막걸리로도 유명한 동네다. 술맛은 물맛이라는데…. 물 많고, 물 좋은 곳이 서울 지척에 있다. 경기도 북부의 포천은 물의 고장이다.

포천시(지난달 시로 승격했다. 포천은 지금 잔치 분위기다)엔 모두 4개의 온천이 있었는데 현재 한 곳이 문을 닫았다. 세곳 모두 포천 시내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 서북쪽 신북 온천(031-535-6700)에 먼저 들렀다.

아직도 멧돼지가 뛰어논다는 왕방산.소요산 등 험한 산자락 사이에 단층 건물 하나 달랑 들어서 있다. 전형적인 옛날 온천의 모습. 산행 차림의 중년 단체 손님만 눈에 띌 뿐 젊은이는 찾기 어렵다.

"예전엔 대기표 받고 한두시간 기다려야 했는데 요즘엔 서울에 시설 좋은 찜질방이 많아서 그런지…."

그래도 하루 수백명씩 이 산골짜기를 찾아 들어온다. 재래식 한증막 때문이다. 밤새 아궁이에서 소나무를 땐 뒤 해 뜰 무렵 불을 뺀다. 층층이 쌓아올린 돌이 달궈져 한증막 안은 찜통이 돼 있다. 거적 하나 뒤집어쓰고 그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오전에 들어가면 진짜 '선수'들. 한증막이 붐비는 건 열기가 좀 가라앉은 정오 이후다. 온몸은 이내 땀 범벅이 되지만 희한하게도 내부 공기는 선선하다. 안에 들여놓은 소나무 가지에서 풍기는 솔향이 꽤 은은하다. 한증막 별도 요금은 없다. 5천원(어른)이면 다 된다.

산정호수도 온천지대다. 하지만 한화콘도(031-534-5500)만 온천 허가를 받았다. 산정호수를 둘러싼 명성산은 지금 억새가 한창이다. 해발 9백22m 정상 근처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명소. 두시간 산행 거리다. '산정(山井)'호수는 산 속의 우물이란 뜻. 고려 태조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산이 울리도록 통곡했대서 명성(鳴聲)산이 됐단다. 다시 보니 산과 물 모두 예사롭지 않다. 5천원(어른).

막걸리로 알려진 포천 일동의 제일 유황온천(031-536-6000). 관절 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유황 온천이다. 실내 수영장.재래식 한증막.노천탕 등 여러 시설을 갖췄다. 5천원(어른).

▶ 여행 쪽지=서울에서 39번이나 43번 국도를 탄다. 실제 거리는 서울에서 30㎞도 안되지만 시간 거리는 2시간을 넘는 경우가 많다. 왕복 4차선 도로는 평일에도 붐빈다. 신북과 일동의 온천 업주가 각자 모텔도 운영한다. 산정호수엔 한화콘도를 비롯, 인근에 관광호텔과 모텔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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