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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상속세 다 내면 남는 게 없어 아들이 승계할 거라 생각 않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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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허창수(사진) GS그룹 회장은 8일 "중국 내 유통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제주 엘리시안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 한국경제가 어렵다지만 해외에 눈을 돌리면 충분히 커버할 수 있다"며 중국 진출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허 회장은 또 편의점.건설사업 분야의 중국 현지법인 설립 계획도 내비쳤다. "편의점과 건설은 중국 현지법인을 세우지 않고는 사업하기 힘들다"고 했다. GS그룹은 현재 국내에서 정유(GS칼텍스).건설(GS건설).편의점(GS리테일).홈쇼핑(GS홈쇼핑) 사업 등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27조6000억원(재계 서열 6위)이다. 다음은 허 회장과의 일문일답(※는 독자의 이해를 위한 설명).

-GS그룹이 장치산업 위주여서 너무 중후.장대하다는 평이 있는데.

"(자산 기준으로) GS그룹의 80%가 정유사인 GS칼텍스여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가 장치산업에 집착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재.서비스 분야 사업 기회도 보고 있다."

-다른 기업을 인수합병(M&A)할 계획은.

"좋은 회사가 있다면 할 준비는 돼 있다. 그러나 M&A가 그리 쉽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올해 가동한 중국 칭다오(靑島) 화학공장에 허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했는데, 이유가 뭔가.

"빠른 결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칭다오 공장은 사실 GS칼텍스와 연관된 사업을 한다. 그러나 GS칼텍스는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과 합작한 기업이다. 파트너가 있어 투자 결정에 시간이 걸리므로 개인 투자한 것이다."

-대기업 총수들을 남다르게 보는 시각이 있다.

"보통사람과 다를 게 없다. '우리 애들 어떻게 시집.장가 보내 잘 살게 할까'하는 생각하며 산다. 대통령도 똑같을 것이다(허 회장은 여기서 이야기의 흐름을 바꿨다). 어느 조직이든 10년 못 간다. 기업은 주주의 요구가 있어 그렇고, 정당은 또 각종 이해관계 때문에 그렇다. 자신이 다수에 속할 때는 일시적이다. 영원한 조직은 없다. 미국 가보고 깜짝 놀란 게 있는데, 록펠러도 그렇게 되지 않았나(※쟁쟁하던 미국 록펠러 가문의 기업들도 지금은 사세가 확 줄어들었다는 말).

-그런 얘기가 GS에도 적용되나.

"나는 내 아들이 (그룹을)물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세금(상속세)을 다 내면 남는 게 없다. 그렇다고 세금에 관해 내가 얘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 맘대로 할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다. " (※허 회장은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주식 451만8397주(4.77%)와 GS건설 주식 634만8501주(12.5%) 등을 보유하고 있다. 두 회사 지분의 시가총액은 약 6900억원. 현재 상속세는 상속금액 30억원 이상에 대해 50%를 물게 돼 있다)

-GS그룹이 LG그룹에서 분리된 지 2년이 넘었다. 지난 2년을 어떻게 평가하나.

"잘했다고는 못 하겠고, 현상 유지를 했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기회를 찾아 적극적으로 투자하겠다. 고용 창출에 GS가 공헌하도록 노력하려 한다. 또 어떤 회사보다 존경받는 회사가 되고자 한다."

-GS그룹의 전망은.

"GS칼텍스가 정제 고도화시설을 짓는 데 많이 투자하고 있다. 완공되면 고수익을 낼 것이다. 또 건설도 1970년대부터 해외에서 경험을 많이 쌓아 이젠 우리 실력으로 어느 나라와도 경쟁할 수 있게 됐다고 자부한다."

제주=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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