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정=곽채숙 녹색테이블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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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녹색테이블에 새바람이 불고있다.
올해 나란히 고교를 졸업, 제일모직에 입단하는 박해정(박해정·18) 곽채숙(곽채숙·29) 겁없는 10대 복식조가 세계최강의 복식 콤비인 현정화(현정화·22)-홍차옥(21·이상 한국화장품)조를 불과 20여분만에 2-0 (21-12, 21-13)으로 완파, 충격을 던졌다.
북경대회와 제1회 세계복식컵 대회 챔피언으로 「환상의 싹꿍」이란 찬사를 받던 현-홍조는 89년 추계실업 연맹전에서 대한항공의 노미화(노미화)·김선숙(김선숙) 조에 단 한차례 2-1로 패한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맥없이 무너지기는 처음이다.
박해정-곽채숙 콤비는 뚜렷한 복식조 부재로 고민해오던 제일모직의 김기택(김기택) 코치가 왼손 드라이브(곽)와 오른손드라이브(박)를 접목시켜 만든 야심작.
이리 이일여고 졸업반으로 영리하고 배짱이 두둑한 박은 힘있는 드라이브 외에도 셰이크 핸드전형의 이점을 살린 백푸시로 지난해 탁구 최강전 3위까지 오른 유망주.
곽은 부산 선화여상 졸업반으로 왼손드라이브 공격의 득점력이 뛰어나나 순간 동작이느려 같은 왼손펜홀더전형인 전 국가대표 오병만(오병만·제일합섬)으로부터 개인지도를 받아왔다.
이들은 상비 1군으로 선발된 박해정이 태릉 선수촌에 입촌하는 관계로 실제 호흡을 맞춘 기간은 15일에 불과하나 첫출전한 이번대회에서 파죽의 3연승을 구가하는 동안 단 한세트도 뺏기지 않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왼손펜홑더의 곽은 회전많은 스카이 서비스를 짧게 넣어 상대의 커트볼을 유도, 박에게 드라이브 공격찬스를 만들어주고 셰이크의 박은 각도깊은 백푸시로 상대 중심을 흔들어 곽에게 찬스를 제공하는 등 절묘한 조화로 현-홍 복조를 눌렀다.
윤상문(윤상문) 상비 1군 감독은『현-홍조에 공격틈을 주지않는 대담한 선제공격이 박-곽조의 승인이었다』고 분석 했다.
한편 이유성(이유성) 상비 1군 여자코치는 『그동안 맞수가 없던 현-홍조에 이날 패배는 세계선수권 대회를 약 3개월 앞두고 분발을 촉구하는 신선한 자극이 됐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왼손 공격수에게 약한 홍차옥의 수비보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진해 도천국교 3년때 처음 라켓을 잡은 곽은 홀어머니 김옥수(김옥수·48)씨의 1남1녀중 2녀.
박은 상업을 하는 박종기(박종기·48)씨의 3녀중 2녀로 이리 중앙국교 4년때 탁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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