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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디언 부족이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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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하드록 카페와 카지노를 약 10억 달러에 인수한 미국 인디언 세미놀족 사람들이 뉴욕 타임스퀘어 하드록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자축하고 있다. [뉴욕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한 인디언 부족이 세계적인 기업 인수에 성공했다. 플로리다주의 세미놀족이 세계 곳곳에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하드록(Hard Rock)' 카페와 호텔.카지노를 거의 10억 달러를 주고 매입한 것이다.

뉴욕 타임스(NYT).블룸버그 통신 등은 7일 세미놀족이 영국 2대 카지노 업체인 랭크 그룹에 9억6500만 달러(약 9000억원)를 주고 45개국의 124개 하드록 카페와 6개의 호텔.카지노, 그리고 2개의 하드록 공연장을 매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플로리다주에서 2개의 하드록 호텔.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던 세미놀족은 70여 개의 경쟁사를 물리치고 최종 인수자로 결정됐다. 영국에서 33개의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랭크 그룹은 하드록 그룹이 다른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렇지 못했다며 앞으로 게임사업에만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인근에 기반을 둔 세미놀족은 1979년 빙고 오락장을 개설한 이래 게임과 카지노 사업으로 돈을 벌어왔다. 이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카지노는 7개며, 총 수입의 90%가 여기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족이 운영하는 세미놀 게이밍의 최고경영자(CEO) 제임스 앨런은 "우리가 인수함으로써 하드록 체인은 더 큰 브랜드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미놀족의 홈페이지(www.seminoletribe.com)에 따르면 문서 등 기록으로 남아 있는 부족의 역사는 15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여기서 이들은 자신들이 19세기 백인 정착자들을 피해 플로리다주 에버글레이즈로 이주해 온 수백 명의 후손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현재 부족원은 약 3300명이다. 이들은 카지노 사업으로 돈을 벌어 학교와 소방서.경찰서 등 공공시설 운영에 쓰고, 남은 것은 부족원들에게 배당금으로 나눠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카지노 컨설팅 전문회사인 스펙트럼 게이밍의 조 웨이너트 부사장의 말을 인용, 세미놀족이 미국에서 카지노 사업에 뛰어든 첫 인디언 부족이며 현재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고 전했다. 그는 "이들이 운영하는 카지노의 한 해 이익은 8억~9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미국에 상장된 카지노 회사 중 3위에 해당한다. 전문가들은 세미놀족이 하드록 카페와 카지노 인수를 통해 앞으로 사업을 대폭 확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내 인디언들이 운영하는 카지노는 360여 개에 이른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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