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2000달러 … 본격 소비 붐 일듯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중국이 내년 외국 자본에 대한 세제 혜택을 없애면서 내.외 자본(내국 자본과 외국 자본) 간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왔다. 또 내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000달러에 달하면서 '소비시대'가 올 것으로 예측됐다. LG경제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7년 중국 경제 7대 이슈'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에서 기업 소득세법이 개정돼 이르면 연내 시행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2면3반감'(누적 기준으로 이익이 실현된 해부터 2년간 세금을 면제받고, 이후 3년은 50%를 면제받는 것) 혜택이 적용되지만, 이를 중국 현지 기업들과 똑같은 25% 안팎의 세금을 내는 것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 내에서 외국 자본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이 우세하면서 그동안 내.외 자본 소득세 단일화에 반대하던 상무부가 찬성 입장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년 전인대 통과가 확실시되는 반독점 관련법도 시장 지배력이 강한 글로벌 기업에는 족쇄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내.외 자본 동등 대우와 반독점은 세계 기준의 하나지만, 외자 진출의 역사와 기여도가 남다른 중국에서 이처럼 시장 규율을 갑작스럽게 강화하는 조치는 경제 민족주의라는 우려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자 유치의 핵심도 제조업에서 고용창출 효과가 높고 시장 선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 산업으로 옮아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경제성장률과 위안화 절상을 고려하면 중국은 내년에 1인당 소득 2000달러 시대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 상하이(上海)와 베이징(北京)의 1인당 GDP는 각각 7600달러와 6600달러에 달해 한국의 1990년대 초반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과 맞물려 대도시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소비 붐'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올림픽을 앞둔 맹목적 투자의 부작용으로 올림픽이 끝난 뒤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이 밖에 증시 호황 등으로 재테크에 나서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이른바 '중국판 장롱예금'은 서서히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업자 선정과 기술적 문제 등으로 논란이 일었던 중국의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도 2008년 올림픽을 앞두고 시작될 전망이다. 토지사용권 등 사유재산의 한계를 정하는 물권법 논쟁 역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현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