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체육 변칙운영 잦아 "유명무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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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부분의 초·중·고교 정규체육시간이 입시위주의 다른 과목으로 교체되거나 체력장검사에 대비한 연습시간으로만 활용되는 등 파행적으로 운영, 학교체육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
이와함께 학생들도 체육에 대한 관심부족과 시설부족으로 체육활동을 기피, 「체격은 향상되고 체력은 저하되는 기현상의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은 사실은 체육청소년부가 경희대 체육과학연구소와 함께 지난해 9월 전국 초·중·고교학생, 교사·학부모 1만5천4백70명을 대상으로 학교체육실태를 조사한 결과 밝혀진 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중학교의 25%, 고등학교의 11%가 정규체육시간을 다른 과목으로 대체한 경험이 있으며 운동선수를 양성하는 체육고교조차 30%가 체육시간을 다른 수업으로 대체시키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현상은 대도시에서 지방도시로 갈수록 심했다.
또 중학교의 15·1%, 고등학교의 18%가 체육시간을 체력장 준비시간으로 때우고 있으며 중학교의 35%, 고등학교의 48%가 체력장검사 직전에야 이에 대비한 연습에 부산을 떠는 등 대부분의 학교가 거의 「입시를 위한 체력장 검사준비」를 하고있어 체력장제도를 포함한 학교체육이 학생건강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 학생들은 입시위주의 교육풍토로 건전하고 일상적인 체육활동을 대부분 기피하고 있는 가운데 중고교생들은 특히 달리기(35%)와 체조(23%) 등 기본종목들을 가장 싫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리나라의 중·고교생들 중 52% 이상이 학교체육 수업시간 외의 체육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체육시설의 경우 체육관을 소유한 학교는 전체의 6.1%에 불과한 6백4개교며 그나마 체육관의 15·8%가 서울과 직할시 및 도청소재 대도시에 편중돼 있다.
또 수영장 보유학교는 전체의 0.84%인 23개교에 불과했으며 고교생의 53%, 중학생의 40%가 소속학교의 전반적인 체육시설에 대해 큰 불만족을 드러냈다.
운동장은 전체학교의 90%인 1만3천4백10개교가 확보하고 있으나 학생수의 증가에 따라 1인당 면적(고교의 경우 80년 14.48평방m에서 90년 9·99평방m)은 해마다 줄어들어 실외체육활동의 위축요인이 되고 있다.
한편 88년 소년체전 폐지 이후 학부모들의 운동선수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국민학교 56%, 중학교 37%의 학부모가 운동선수에 대한 각종 사회적 지원에 관해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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