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학원·악기상 “찬바람”/입시부정 여파/진로 바꾼 수험생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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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수강생 30∼40%씩 줄어 학원/수입악기 손님 거의 끊겨 악기상
예·체능계 입시부정 사건이후 예능계 입시학원을 찾는 수강생이 격감하고 전문악기상점의 매출이 크게 떨어지는가 하면 예·체능계 입시를 준비해 오던 예비수험생들의 일반계열로의 전과 사례도 잇따르는 등 입시부정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술계 입시학원으로 손꼽히는 이대앞 D학원·홍대앞 H학원과 신사동 J학원의 경우 예년에 비해 수강생이 30∼40%씩 줄어들어 입시부정의 한파를 느끼게하고 있다.
D학원 부원장 안종호씨(36)는 『집부근 학원을 나가던 미대준비생들이 고3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몰려들 시기로 예년의 경우 70여명(정원 80명)이상이 수강을 했다』며 『현재는 불과 40여명이 수강하고 있으며 전화문의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행당동 A미술학원도 예년 같으면 30명을 웃돌 수강생이 15명선에 그치고 있으며 학원측은 현재 10명 정도의 대학생강사를 2∼3명으로 줄일 것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 학원에서 수강했던 재수생중 학력고사성적이 2백20점대인 하모양(19)등 2명은 『조금 더 공부해 일반학과에 진학하겠다』며 최근 학원을 그만두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 학원원장 김명식씨(42)는 『이대로 가면 집세를 내기 힘들 정도로 운영이 힘들어 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자질이 엿보이는 학생들이 이번 부정입시 파동뒤 지레 포기하려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올해 고2에 진학하는 둘째딸을 음대에 바이얼린 전공으로 진학시키려던 송모씨(49·공무원·서울 신림9동)도 『딸의 음악자질이 아깝기는 하지만 자신의 실력과 관계없이 합격이 좌우되는 음대 진학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무리』라며 『딸과 상의끝에 인문계대학으로 진로를 수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종로2,3가와 강남 일대에 밀집되어 있는 악기전문상점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도 뜸해져 낙원상가내 악기상점에는 하루 평균 50여대씩 판매됐던 현악기·타악기 등 외제악기의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상가내 1백여개 업소중 10여곳이 벌써부터 적자운영을 하고 있어 상가측은 머지않아 가게문을 닫는 업소가 속출할 것으로 보고있다.
종로2가 (주)중앙악기 사장 민병술씨(50)는 『수입악기가 월평균 10∼20개씩 판매됐으나 음대부정 사건후 찾아오는 고객이 한명도 없을 뿐아니라 하루평균 50여통에 달하던 구매문의 전화도 10여통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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