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색직업<43> 항공관제사 김근수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비행기에 오르게되면 이착륙을 앞두고 금연표시와 안전벨트착용표시등이 켜지면서 승무원들이 일일이 승객들을 점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비행기가 이착륙때 사고위험이 그만큼 높다는 반증이다.
우리나라 민항기의 중·소취항 선례에서 볼 수 있듯이 노련한 조종사일지라도 처음 취항하는 항로가 있게 마련인데다 각국 공항의 규모와 시설·장비는 물론 지리적 특성에 따른 풍속·기류가 달라지게 돼 항공기 이착륙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때 4백여명의 승객을 태운 1천억원짜리 점보기를 무사히 뜨고 내리게 하는 것이 항공관제사의 주임무다.
그래서 관제사는 「하늘의 등대지기」 「하늘의 교통순경」이라 불리기도 한다.
김포국제공항에 이착륙하는 하루 평균 3백77대의 민항기와 10여편의 자가용비행기·산업용경항공기·군작전기 등이 이곳에 있는 교통부 서울지방항공관리국 서울근접관제소의 통제를 받는다.
88년 이후 급증한 외국항공사의 서울노선취항으로 관제사의 업무도 크게 늘었다.
공항 러시아워인 오후 3시30분∼4시30분, 오후 5시30분∼8시 사이에 4명 1조의 관제팀은 레이다와 송수신망을 통해 최다 16, 17대의 항공기를 동시에 관제해야한다.
서울근접관제소에만 11년, 군경력까지 19년째 관제엄무를 맡아온 김근수항공관제사(38· 6급)는 『늘어난 항공편들이 저마다 보다 경제적인 고도(국제선 3만3천피트)와 보다 빠른 이착륙을 요구해와 관제업무가 그만큼 힘들어졌다』고 말한다.
항공항로는 항공기간의 고도분리·전후분리·좌우분리가 이루어지는 입체구조인데다 항공사마다 승객이 몰리는 시간대의 취항을 원해 서울상공은 이미 「만원」이라는 것이다.
『관제사의 실수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참사로 직결되는 만큼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성이 요구됩니다』 김씨는 이를 위해 항공전문지식과 공항지역 지형숙지, 그리고 세계 각국 조종사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외국어 구사능력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관제사가 되기 위해서는 교통부가 내주는 자격증을 취득해야하며 이를 위해 교통안전진흥공단이 대행하는 자격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러나 관제업무의 전문성 탓에 ▲항공기 조종사경력 1년 이상 ▲항공사 탑승경력 1년 이상 ▲또는 유자격자지휘감독 하에 관제실무경험 9개월 이상 등 까다로운 응시자격이 요구되고 있어 공군출신응시자가 대부분이다.
김씨도 72년 공군에 입대, 79년 중사로 예편할 때까지 대구·수원 등지에서 7년간 실무경험을 쌓았다.
관제사는 자격취득 후에도 공항의 지리적 특성을 익히기 위한 3년간의 교육과정을 마치고 「지역한정자격」을 취득해야 정식 항공관제사로 활동하게 된다. <권영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