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년 앞두고 “약속지킨다”/KBS 서 사장 왜 돌연 사표냈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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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국감때 이미 공언… 노조선 “당연한 일”
서기원 KBS 사장의 사표제출은 전혀 예기치 못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뜻밖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재로선 최종인사권자인 대통령의 수리 여부에 달려있지만 지난해 4월 KBS사태 이후의 제반여건을 감안할때 사표가 반려되긴 어려운 입장이라는게 방송사 안팎의 지배적인 견해다.
사표제출 소식을 뒤늦게 접한 KBS 고위간부들 조차 『전혀 낌새를 못챘다』고 할 정도로 전적인 본인판단으로 보이는 서사장의 퇴진결심은 명예퇴진을 위한 시기와 명분 찾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더욱이 노사간에 보이지 않는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KBS사태 1주년이 되는 오는 4월 이전에 퇴진하는 것이 시기상 적절하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어쨌든 KBS사태를 야기했던 서사장으로선 지난해 국정감사 자리등에서 공공연하게 『KBS가 정상화되면 물러나겠다』고 말해온데다 연초에는 법원·검찰에 들러 구속자들의 선처를 부탁하는 등 도의적 차원에서의 퇴임전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측은 사표제출 소식 이후 공식입장을 발표,『서사장의 사표제출이 늦은 감은 있지만 당연한 결과』라며 『후임인사는 방송발전을 위한 민주적 인사로 임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구조개편문제로 몸살을 앓고있는 KBS 후임사장 물망에 오를 사람은 서사장의 전격 사표제출로 시기상 불투명한 상태며 후임 사장은 방송위 추천을 거쳐 공보처장관의 천거로 대통령이 재가하게 된다.<김기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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