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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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지난해 가장 주목받은 창작극 『그것은 목탁구멍 속의 작은 어둠이었습니다』가 신년무대에 재 공연 되고있다. 31일 까지 매일 오후4시·7시 동숭동소극장.
극단 민예의『...목탁구멍...』는 지난해 초연에서 호평 받고 서울연극제에 참가, 최고상인 대상과 개인상(희곡·연기·특수분장)3개 부문을 휩쓸었다.
『...목탁구멍...』는 스님들의 일상생활과 득도과정을 그린 작품. 불교적 소재를 다루면서도 예술세계와 인간본성을 주제로 삼고있어「불교사회극」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전직교수이자 조각가인주인공이 불교에 귀의한 뒤 불상조각을 맡게된다.
그러나 마음속에 남아있는 세속의 욕망은 망령으로 나타나 조각을 방해한다. 끝내 주인공은 조각칼로 자신의 눈을 찌르고 깨달음을 얻으며 망령의 모습을 조각해 불상을 완성한다.
결국「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유심론으로 미추에 얽매이는 중생의 어리석음을 꾸짖고있다.
『…목탁구멍…』가 호평 받은 첫째 이유는 신선한 소재로 치밀하게 구성한 극작의 우수성이다. 산사생활을 경험하고 인도철학을 전공한 작가 이만희씨는 불가의 일상생활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그려냄으로써 관객의 부담 없는 공감을 이끌고있다.
예술세계를 추구하며 세속의 불행을 벗어나려는 주인공의 심리세계를 상징하는 망령의 등장, 주인공과 망령이 주고받는 대화의 상징성도 신선하다.
중견연출가 강영걸씨의 탄탄한 연출역량과 배우들의 개성있는 연기도 함께 어울려 작품을 돋보이게 해준다. 이도련·공호석·유영환등 출연. 744-0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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