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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마다 슈퍼볼 열기 "신년 몸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신년초가 되면 미국전역은 슈퍼볼 열기로 몸살을 앓는다.
슈퍼볼 개최도시에는 타지 인들이 득실거리며 호텔은 만원사례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기념품가게도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지경에 빠진다.
슈퍼볼은 프로야구가 월드시리즈를 7전4선승제로 패권을 겨루는 것과 달리 단판승부로 우승자를 가린다.
한판으로 미국프로풋볼 최강팀을 가리는 슈퍼볼의 매력은 경기가 벌어지기 전 전세기를 동원하는가하면 구장 앞에서 임시천막 등을 설치, 밤샘하는 극성 팬들의 열기에서도 엿볼 수 있다.
또 이 같은 광기에 편승한 유명회사들의 판매전략도 뜨거워져 약80만달러(5억7천만원)를 지불하고 30초 TV광고를 얻고자 안간힘쓰고 있다.
올 슈퍼볼은 아메리칸 콘퍼런스(AFC)와 내셔널 콘퍼런스(NFC)로 나눠진 미국프로 풋볼(NFL)양대 리그의 각 지역(동부·서부·중부) 우승팀 6팀과 와일드카드(각 지역 우승팀을 제외한 나머지 팀에서 전체 성적순으로 상위6팀에 플레이오프 진출 권을 부여)를 포함, 총12개 팀이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한다.
내년 1월27일 플로리다주 템마시에서 벌어지는 제25회 슈퍼볼을 향해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3연패를 호언하고 나섰다.
불세출의 명 쿼터백 조 몬태나(34)가 이끄는 포티나이너스 팀은 일찌감치 본선에 진출했으나 지난 89년11월19일 이후 연승을 구가하며 세운 18연승 기록은 LA램스에 덜미를 잡혀 최고기록인 19연승 작성에는 실패했다.
이 소식에 흥분한 팬과 관중이 자살소동 및 난동을 부리는 등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플레이오프전에 진출한 팀은 NFC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를 비롯해, 시카고 베어스·뉴욕자이언츠 등이며 AFC는 버필로 빌스·LA 레이더스·마이애미 돌핀스 등 총10개 팀이다.
AFC의 중부지역은 현재 혼전을 벌이고 있는데 여기서 2팀이 결정되면 플레이오프 대진표가 작성된다.
흔히 미국인들은 미식축구를 가리켜「인류최후의 스포츠」「프론티어 정신의 결정체」라고 부르고 있다.
경기 때마다 각 운동장은 암표장수가 득시글거려 단속하는 기마 경찰 수가 관중 수와 맞 먹을 정도로 2억5천만 미국인을 열광시키고 있다.
미국인들은 미식축구·프로야구·농구야말로 스포츠중의 스포츠라고 치켜세우고 있는데 모두가 미국에서 발생한 스포츠. 또 이 종목의 우승팀만이 백악관에 초청되고 있어 다른 스포츠와 비교된다.
미국인들은 미식축구에 대해 선수교체가 자유스러우며 득점은 공격방법에 따라 득점수가 달라지고 반칙 또한 세분되어 상황에 따라 반칙한 팀에 룰이 불리하게 적용되는 등 가장 미국적이고 합리적인 경기라고 자랑하고 있다.
또 플레이 형태도 공격포지션에 따라 각자의 역할이 희생적으로 수행되어야만 득점이 이루어지는 가장 조직적이며 협동적인 경기다.
미식축구의 최고 매력에 대해 미국인들은 공격의 정확성(?)을 꼽고있다.
이들은 공격방식이 즉흥적이거나 우발적인 것이 아닌 다양하고 도식화된 전술로 상대팀의 약점을 강타, 과감히 공격해야만 득점이 가능하다고 작전의 치밀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미식축구의 발전형태를 살펴보면 축구의 전통을 무시한 변칙플레이에서 비롯됐다. 따라서 미식축구는 미국인들이 아무리 부인해도 축구의 서자라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미식축구는 1869년11월16일 프린스턴 대학생들이 축구규칙을 변경, 경기를 가진 게 효시며 현재 이날이 되면 기념식을 갖는다.
1870년에는 아이비리그의 하버드·예일·콜롬비아대학에서 클럽형태의 팀이 결성되었으며 1874년 하버드대학과 캐나다 마크릴 대학의 대전에서 처음으로 손을 사용해 오늘날과 같은 경기의 형태가 됐다.
그후 미식축구는 급속도로 발전, 격투기의 채택, 축구와 같은 11명의 선수확정, 네 번 공격에 10야드 전진 등을 규칙화했다.
1900년에는 전방패스를 허용, 미국인의 광폭하고 도전적인 기질에 불을 댕겼으며 오늘날의 라인플레이와 쿼터백을 주축으로 하는 러닝패스의 미식축구가 틀을 잡게됐다.
미국프로스포츠의 인기순위는 미식축구·야구·농구 순서나 선수들의 연봉순위는 야구· 농구·미식축구 순.
프로야구가 1백62게임의 정규시즌을 벌이는데 비해 16게임만 치르는 미식축구는 입장료에선 프로야구의 3배에 해당하는 30달러선.<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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