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4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거느렸던 인플루언서의 소셜미디어 계정이 갑자기 차단됐다. 공동부유(共同富裕·같이 잘살자)를 강조하는 정부 정책과 달리 SNS를 통해 부를 과시하다가 화를 당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찰자망 등 중국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抖音)에서 437만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왕훙취안신(王紅權星) 계정이 전날 접속할 수 없게 됐다.
더우인 측은 '더우인 커뮤니티 자율 협약'의 관련 규정 위반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왕훙취안신이 마지막 영상을 올린 것은 지난 3월 30일이다.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와 샤오훙수(小紅書·중국판 인스타그램)에서도 왕훙취안신을 검색할 수 없다. 디지털 세계에서 자취가 지워진 것이다.
왕훙취안신의 본명은 왕훙취안(王洪全)이다. 1993년 12월 허베이성 탕산에서 태어난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를 과시하면서 인기몰이를 했다.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는 명품 옷과 장신구 등으로 최소 1000만위안(약 19억원)가량 몸에 치장하지 않으면 외출하지 않는다고 과시했다.
또 베이징 호화 아파트 단지에 집 7채를 보유하고 있고, 가장 큰 아파트의 면적이 991㎡(약 300평)에 달하지만 햇볕이 들지 않아 비워놨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앞서 더우인 등 중국 소셜미디어들은 지난 15일 향락사치, 부 과시 등 건전하지 못한 가치관을 지닌 콘텐트 유포를 엄격히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공지문을 발표하며 선전포고를 했다. 아울러 수천 개의 관련 콘텐트를 삭제하고 규정 위반이 뚜렷한 계정을 폐쇄했다. 전복집언니(鮑魚家姐), 측백나무공자(柏公子) 등 다른 인플루언서도 날벼락을 맞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제3기 집권기를 맞이해 기존의 실용주의와 달리 '공동부유'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의 소셜미디어가 부를 과시하는 계정을 단속하는 것은 이같은 정부 정책과 궤를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