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도 쓴소리 안 한다…與 '개혁신당 러브콜' 보내는 속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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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예방한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당사를 예방한 허은아 개혁신당 당 대표(오른쪽)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유력 정치인들이 연달아 개혁신당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다. 나경원 당선인은 20일 ‘여성판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허은아 개혁신당 대표의 글을 공유하며 “이 사건을 바라보는 허 대표 시각에 100% 동의한다”고 썼다. 이 사건은 여성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일반인 남성의 나체 사진과 사생활 관련 정보가 공유된 정황이 드러난 것으로 최근 공론화됐다.

앞서 허 대표는 16일 페이스북에 이 사건을 언급하며 “수많은 여성에게 극심한 피해를 준 N번방 가해자들과 동일한 잣대의 엄벌이 내려지길 기대한다”고 썼는데, 이를 며칠 뒤에 인용하며 공감한 것이다. 이에 대해 허 대표는 “나 당선인에게는 늘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용기 있고 당당한 분들과는 언제나 함께하겠다”며 화답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왼쪽)이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인 사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인(왼쪽)이 지난 16일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 개회사를 하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3일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라인 사태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4ㆍ10 총선 참패 뒤 연일 당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윤상현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이준석ㆍ천하람의 당선 및 허은아 당 대표 선출을 보면서 왜 이들이 국민의힘을 떠나 정치적으로 더 성장했는가 하는 아쉬움이 크다”며 “이견을 허용하는 정당이 강한 정당”이라고 썼다. 윤 의원은 총선 패배 원인 중 하나로 ‘뺄셈 정치’를 꼽으며 이준석계를 축출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류ㆍ비주류 할 것 없이 당내 인사들을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는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준석 개혁신당 당선인을 향해선 “괜찮은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를 향해선 “눈치 보는 당 대표”,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문재인 사냥개”,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에게는 “대표 행세를 한다”고 직격했던 것과는 딴판이다. 여권 인사에 비판적인 이 당선인도 홍 시장을 향해선 “국무총리로 제격”, “뒤끝이 없으신 분”이라며 추켜세웠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정훈 대령의 인사말 대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지난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열린 해병대 채 상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정훈 대령의 인사말 대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중진들이 개혁신당에 우호적인 건 우선 ‘108(여당) Vs. 192(범야권)’인 22대 국회 지형 때문이다. 범야권 정당 중에 국민의힘이 그나마 연대할 수 있는 곳은 개혁신당 정도다. 실제 허 대표는 채상병 특검에 대해 “특검에는 찬성하지만 장외투쟁과 같은 방식은 지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외투쟁과 선명성 경쟁 중인 다른 야당과는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익명을 원한 한 의원은 “여권에서 활동했던 인사가 개혁신당 내 주류인 데다, 메시지를 보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한 뼘 더 들어가면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결국엔 한 뿌리’라는 생각도 자리 잡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지나 대선 국면이 전개되면 결국 개혁신당과 함께 가야한다는 것이 여권 인사 다수의 생각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연대를 통해 지난 대선에서 승리한 만큼 개혁신당은 꼭 우군으로 만들어야 하는 대상”이라며 “당권ㆍ대권 주자가 나서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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