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 "식당서 소폭 1~2잔, 주점서 소주 3~4잔…만취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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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씨가 경찰 조사에서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김씨의 이런 진술이 그동안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에 비춰 거짓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증거인멸 우려 등에 따라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 음주로 인해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서울 신사동의 한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특가법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사고후미조치, 범인도피방조) 등으로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검찰도 이날 오후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씨는 지난 21일 경찰 조사에서 사건 당일 마신 술의 종류와 양에 대해 진술했다. 그는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식당과 유흥주점 두 곳에서 술을 마셨다”며 “식당에서는 ‘소폭(소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 1~2잔, 유흥주점에서는 양주는 마시지 않았고 소주만 3~4잔 등 총 10잔 이내의 술을 마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공연을 앞두고 있어 만취할 정도로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는 주장이다. 사고 경위와 관련해서도 “음주 영향이 아니라, 휴대전화와 블루투스 페어링 조작을 하다 순간 실수로 사고를 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토대로 김씨의 당일 행적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만취 운전을 했다는 증거를 확보했으나, 김씨가 지난 19일 음주를 시인한 후 첫 경찰 조사에서도 이와 배치되는 진술을 하면서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 신청을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위드마크’ 공식 등을 활용해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를 계산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추후 음주운전 혐의도 적용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직적인 사건 은폐 혐의를 받는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관계자에 대해서도 함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광득 대표에게는 범인도피교사 혐의,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는 증거인멸 및 범인도피교사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이광득 대표는 김씨 매니저에게 김씨 대신 경찰에 거짓 자백을 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5일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공식 입장을 내고 “운전자 바꿔치기를 내가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씨가 사고 당시 탔던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를 제거한 혐의를 받는 전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씨 측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콘서트를 강행해 왔으나, 잇따른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오후 “김씨가 오는 23~24일 예정된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공연을 끝으로 활동을 중단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행 중인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더한 입장도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며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은 모든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에 따른 어떠한 처벌이라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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