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빚 진 미성년자도 이들 찾았다…'가짜 5만원권' 3억 뿌린 일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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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6374매를 위조해 전국에 유통·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5만원권 위조지폐 6374매(3억1870만원 상당)를 제조해 유통·판매한 혐의로 총책 A씨 등 18명을 검거했다. 이 중 공범 B씨와 위조지폐를 사용한 C씨 등 5명을 구속하는 한편 추가 공범이나 여죄 파악 등을 위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SNS 통해 판매…불법 거래 이용돼

22일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올해 1월부터 3월 사이 5만원권 지폐를 위조해 마약 구매 등 불법 거래에 사용하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 지폐 모습. 사진 구미경찰서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 지폐 모습. 사진 구미경찰서

총책 A씨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공범 B씨 등에게 위조지폐 제조·판매 방법을 알려주고 2억원 상당의 위조지폐를 제조·판매하게 했다. A씨는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돼 현재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과 필리핀 페소화 지폐 모습. 사진 구미경찰서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과 필리핀 페소화 지폐 모습. 사진 구미경찰서

구속된 C씨는 A씨 등이 SNS에 게시한 판매 광고를 보고 위조지폐를 구입하려고 했다가 전남 지역에서 추적 중이던 경찰에 검거됐다. 또 미성년자인 D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수천만원의 빚을 지게 되자 이를 갚기 위해 SNS 광고를 보고 위조지폐를 산 후 이를 현금화하기 위해 모텔 등지에서 사용하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현금 거래 시 주의 깊게 살펴봐야”

경찰은 위조지폐를 산 이들 중 상당수가 도박이나 사채로 인한 신용불량자였고 일부는 마약을 소지·투약하거나 위조지폐를 불법 거래에 이용하는 등 추가 범죄 정황이 확인돼 별도 사건으로 입건했다.

박종섭 구미경찰서장은 “추가 공범과 여죄를 면밀히 수사해 화폐 유통질서와 경제질서를 교란하는 화폐위조범죄에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 지폐 뭉치. 사진 구미경찰서

5만원권을 위조해 유통·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이 위조한 5만원권 지폐 뭉치. 사진 구미경찰서

그러면서 “화폐 위조범들은 주로 재래시장 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이 현금 거래 시 홀로그램 등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형법 제207조(통화의 위조 등)에 따르면 대한민국 화폐나 지폐·은행권 등을 위조 또는 변조하면 무기 또는 2년 이상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또 외국에서 통용하는 외국의 화폐·지폐·은행권 등을 위조 또는 변조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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