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시아, 北·이란에 무기 기술 지원…북·러 관계 차단이 핵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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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당국자가 러시아가 미사일을 제공받은 대가로 북한과 이란에 무기 프로그램 기술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의 존 힐 우주·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21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소위에 출석해 이란·러시아 간 군사 협력 관련 질문에 "이는 이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며 북한도 연계된 일"이라고 답했다.

이어 "북한과 이란은 러시아에 미사일을 제공하고 있고, 러시아는 이들 국가에 무기 프로그램 확대를 위한 기술 지원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과 다른 나라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힐 부차관보는 "우리는 현재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러시아와 북한, 이란의 관계를 차단하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만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 등 서방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미사일과 포탄 등을 제공한 대가로 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을 위한 러시아의 기술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포탄 등의 지원 대가로 북한과 이란은 미사일·핵 역량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러시아 기술과 물자를 받고 있다. 권위주의 세력이 갈수록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밀착하는 북한과 러시아에 여러 차례 경고를 보내왔다. 앞서 미 백악관은 지난 2일 러시아가 북한에 막대한 양의 정제유를 공급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를 위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러시아는 지난 3월에만 북한에 16만5000배럴 이상의 정제유를 보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일본 등과 함께 북한·러시아 간의 무기와 정제유 거래를 겨냥한 신규 제재를 이달 중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이란과 달리 중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에 사용할 실제 무기를 제공하는 건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군사적 전용이 가능한 이중 용도 품목과 관련한 제재는 이어가겠다고 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은 러시아 전체 수입에 90%에 달하는 소형 전자 제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이는 방위 산업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한편으로는 유럽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며 다른 쪽으로는 유럽에 대한 냉전 이후 최대 위협을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우리는 이미 이중 용도 품목을 생산하는 중국의 100개 이상 기업에 제재를 가했으며 이런 조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블링컨 장관은 한국에서 열린 'AI(인공지능) 서울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규칙과 기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가 더 많아질수록 한층 효과적으로 AI의 악용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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