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중車 블박 메모리카드, 내가 삼켰다" 소속사 본부장 진술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연합뉴스

가수 김호중(33)의 음주 뺑소니 혐의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로 꼽히는 차량 블랙박스의 메모리 카드가 사라져 경찰이 찾고 있는 가운데, 증거 인멸 혐의를 받는 소속사 본부장은 경찰에 "메모리카드를 삼켰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연합뉴스TV에 따르면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인 A씨는 사고 직후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사고 차량 메모리카드를 제거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사고 차량은 비롯해 김호중이 사고 전후 이용한 다른 차량 2대의 메모리 카드도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 김호중이 증거 인멸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김호중이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그는 사고 직후 현장을 벗어나 경기도의 한 호텔에서 머물렀고,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3시간 뒤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사고 관련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본부장 A씨가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술잔은 입에 댔지만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주장하던 김호중은 지난 18일 '사고 전 술을 마신 것으로 판단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감정 결과가 보도되자 사건 발생 열흘만에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3시간 동안 조사를 받은 그는 '취재진이 있으니 나갈 수 없다'며 6시간 가량을 경찰서에서 버티다 출석 9시간 만에 경찰서에서 나왔다.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김호중은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한가"라며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 죄송하다"고 말한 뒤 차량에 올랐다.

김호중 변호인 조남관 변호사는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인정했고, 마신 술의 종류와 양도 구체적으로 (경찰에)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지만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국민들한테 용서를 구하고 있다"며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변호인으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위드마크(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것) 공식을 활용해 음주운전 혐의 적용 여부를 따질 방침이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