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inside,China] 운전자 마음 알아서 '척척'...'AI 파운데이션 모델'로 진화하는 中 자동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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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회 베이징 국제모터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지난달 28일 샤오미의 신에너지차 모델 SU7을 체험하고 있다. 신화통신

'제18회 베이징 국제모터쇼'를 찾은 관람객들이 지난달 28일 샤오미의 신에너지차 모델 SU7을 체험하고 있다. 신화통신

"시모(Simo), 집까지 얼마나 걸리지?"

"한 시간 정도 남았습니다."

차량 운전석에 앉은 운전자가 대시보드의 디스플레이를 향해 말을 걸자 거대언어모델(LLM)이 적용된 차량 스마트 시스템이 대답했다. LLM은 멀티미디어 텍스트를 인식·생성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프로그램이다.

"도착하기 30분 전에 집 에어컨을 켜고 커튼을 닫아줘."

"알겠습니다."

중국 지리(吉利)자동차가 바이두의 LLM 플랫폼 '원신이옌(文心一言·ERNIE Bot)'과 협력해 만든 스마트 자동차 '지웨(極越)'에서 펼쳐진 시연 장면이다.

스마트 음성 시스템은 겹치는 목소리, 동시 명령, 대화의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지시자의 요구 사항을 능숙하게 식별해 해결한다.

샤이핑(夏一平) 지웨자동차 최고경영자(CEO)는 스마트 음성 시스템을 채택한 차주가 98%에 달하며 이들은 하루 평균 60회 이상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산업은 스마트 콕핏과 관련해 '보고 말하고 실행하는' 수준의 정교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동차 시장에서 중국이 가진 경쟁력은 단순히 신에너지차의 급성장 뿐 아니라 그 안의 스마트 기능도 한몫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선도적 테크기업과 자동차 제조사 간 협력에 기반한 거대 AI가 중국 자동차 업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화웨이의 판구(盤古), 바이두의 원신이옌, 커다쉰페이(科大訊飛∙iFLYTEK)의 싱훠(星火)와 같은 유명 테크기업의 AI 모델뿐만 아니라 BYD의 쉬안지(璇璣), 샤오펑(小鵬·Xpeng)의 링시(靈犀) 등 자동차 제조사의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도 시장에 선을 보였다. 또한 이미 10개 이상의 자동차 브랜드에서 첨단 AI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팡윈저우(方運舟) 허중자동차(合眾汽車·Hozon Auto) 설립자는 "자동차는 수많은 첨단기술이 탑재된 단말기로 전동화를 거쳐 스마트화됐으며 앞으로는 더 폭넓은 교통 인프라와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전에는 운전자가 음성 비서에게 "에어컨 켜줘"와 같이 직접 명령해야 했지만 이제는 첨단 AI 모델이 적용돼 "조금 쌀쌀해"와 같은 간단한 문장으로도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정교한 AI는 창문을 닫고 운전자에게 익숙한 온도로 에어컨을 조정하고 팬을 평소 설정으로 조정하는 등의 동작을 통해 사람과 유사하게 사고하며 운전자의 요구를 충족한다.

샤 CEO는 "과거에는 음성 인식 프로세스가 클라우드에서 데이터를 분석한 후 차량에 다운로드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이제는 이 작업을 오프라인에서 수행할 수 있게 돼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운전자가 차량을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 산하 싱크탱크 싸이디(賽迪∙CCID)컨설팅의 AI 전문가 중신룽(锺新龍)은 "과거에는 주로 명시적인 규칙에 의해 AI가 관리됐지만 지금의 파운데이션 모델은 데이터에 의해 구동된다"고 말했다.

화웨이의 훙멍(鴻蒙) 4.0 콕핏과 고급 자율주행시스템(ADS)을 탑재한 원제(問界) M9이 지난해 11월 17일 '광저우(廣州) 국제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신화통신

화웨이의 훙멍(鴻蒙) 4.0 콕핏과 고급 자율주행시스템(ADS)을 탑재한 원제(問界) M9이 지난해 11월 17일 '광저우(廣州) 국제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였다. 신화통신

그는 "이는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학습한 지식을 폭넓게 적용하는 개념으로 사람이 지식을 학습하고 적용하는 능력과 유사하다"고 덧붙였다.

차량의 스마트화는 스마트 콕핏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중국 자동차 제조사들은 차량 인텔리전스의 전체 스펙트럼에 걸쳐 AI 모델을 적용했다.

허샤오펑(何小鵬) 샤오펑 회장이자 CEO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지능적으로 인식·행동·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방에 있는 전자요금징수시스템(ETC·한국 하이패스)이 수리 중이니 차선을 변경해 주세요"와 같은 신호를 해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허 회장에 따르면 분기에 한 번씩 업데이트되던 샤오펑의 스마트 주행 시스템이 이제는 하루 평균 3.87개의 업데이트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팡윈저우는 "앞으로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이 이뤄질 것이고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운전의 책임이 점차 차량 자율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미래가 올 것"으로 내다봤다.

출처 신화통신
정리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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