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올해 첫 '내수 회복조짐' 진단…민생 경기 살아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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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5월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김귀범 경제분석과장이 1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24년 5월 최근 경제동향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17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해 경기 회복 흐름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경제 부문별 회복 속도 차이가 있다”며 내수 부진을 우려했던 정부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내수 회복’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다. 다만 실물 경기에선 내수 회복 체감도가 낮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민생 안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는 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방한 관광객 증가·서비스업 개선 등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수 회복세를 언급한 건 최근 소비와 건설투자 관련 지표가 개선되고 있어서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는 각각 전 분기보다 0.8%, 2.7% 증가했다. 3월 산업활동 동향에서도 내구재(3%)와 비내구재(2.4%) 판매가 증가하면서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1.6% 상승했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될 4월 산업활동 동향과 관련해 “소매판매에서 카드 승인액 및 방한 관광객 증가세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부진은 부정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업 생산과 설비투자 관련 지표는 최근 들어 다소 부진한 상황이다. 3월 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4.4%), 여가(-1.7%) 등 대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나 전월보다 0.8% 줄었다. 김귀범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기저효과 영향”이라며 “월별 변동성은 있으나 분기별 흐름을 보면 작년 2분기부터 개선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1분기 GDP 속보치에서 전기보다 0.8% 줄었다. 국내 기계 수주 감소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수출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회복세가 계속되고 있다. 4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8% 증가해 7개월째 '플러스'다.

가장 우려가 컸던 소비자물가는 “굴곡진 흐름 속에 다소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2.9% 올라 3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농·축·수산물 물가는 10.6% 상승했다.

글로벌 경제에 대해서는 제조업 경기 및 교역 개선 등으로 전반적 회복세를 보인다고 봤다. 다만 지역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지표가 하나씩 긍정적인 게 나오고 있어서 조심스럽게 톤을 조절했다. 본격적으로 소비나 내수가 좋아지려면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과 내수 온기 확산 등 체감할 수 있는 회복을 통한 민생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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