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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개국 129개 갤러리 참석 ‘아트부산’…“규모는 줄었지만 컬렉터 오래 머물러”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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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9호 14면

지난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VIP 프리뷰에서 관람자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아트부산’ VIP 프리뷰에서 관람자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뉴시스]

“규모는 줄었지만 시장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지난 9일 시작해 12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주요 미술장터인 아트부산 2024에 대한 페어 관계자들과 참여 갤러리들의 전반적인 평이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하는 아트부산은 20개국 129개 갤러리가 참여한다. 지난해 145개 갤러리에 비해 규모가 줄었다. 대만의 타이페이 당다이(5월 9일-12일)와 시기가 겹친 탓이 크다. 다만 국내 23개, 해외 6개 등 29개 갤러리가 올해 처음 아트부산에 참여해 활기를 더했다.

9일 VIP 프리뷰는 미술시장이 절정이던 2022년처럼 떠들썩하지 않고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에 관해 대표적인 젊은 화랑인 제이슨함 갤러리의 함윤철 대표는 “예전에 비해 가라앉은 분위기는 이미 예상을 했다. 관람객으로 붐비지 않으니 오히려 갤러리 부스에 오래 머물며 작품에 대해 길게 묻고 논의하는 컬렉터들이 많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나 구매 의욕은 식지 않은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확실히 컬렉터들이 페어장에 머무는 시간이 오히려 전보다 길어진 느낌이다”라고 정석호 아트부산 이사는 밝혔다. “참가 갤러리가 줄었지만 억지로 페어장을 다 채우는 대신 컬렉터를 위한 라운지를 가벽 없이 갤러리 부스들 가운데 설치했는데 이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 컬렉터들이 식사나 휴식을 위해 페어장을 이탈하는 대신 이곳에 머물며 갤러리 부스들을 바라보고 다시 방문한다.”

이러한 경향이 판매로도 이어져 국내 최대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첫날에 하종현 작품을 3억원대에, 스위스 미술가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을 1~2억원 사이에, 그밖에 이희준과 장-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을 여러 점 파는 등 무난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 아트부산의 또 하나 특징은 특별전 프로그램인 ‘커넥트’가 처음으로 외부 디렉터를 선임하고, 페어의 미학적 퀄리티를 높인 점이다. 올해 ‘커넥트’의 첫 디렉터는 홍익대학교 주연화 교수로서, ‘아시아 아트신의 연대’와 ‘현시대 여성 아티스트’란 테마로 총 9개의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이중에 특히 신디 셔먼, 키키 스미스, 다나카 아츠코, 샤오 루, 박래현, 박영숙 등 유명한 20세기 여성 작가를 한데 모은 ‘허스토리’(HERSTORY) 전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밖에도 몇몇 갤러리는 부스를 미술장터이기보다 작은 개인전 느낌으로 구성해서 눈길을 끌었다.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실을 엮은 설치작품으로 부스를 채운 가나아트와 중국 작가 루양의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현란한 미디어아트 작품으로 부스를 꾸민 독일 베를린 갤러리 소시에테가 그 예다.

그간 아트부산에서 창의적인 부스를 선보였던 몇몇 갤러리가 타이페이 당다이를 선택하면서 이번에 빠진 것은 여전히 아쉬운 점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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