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라씨 새 해석 연출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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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실험극장의 대표작『에쿠우스』가 송년무대로 91년1월31일까지 전용소극장에서 공연된다.
평일오후 7시30분, 토·일·휴일 오후4시·7시30분(목요일 공연 없음).
말의 눈을 쇠꼬챙이로 찌른 소년의 괴기적 범죄실화를 소재로 한『에쿠우스』는 75년 국내무대에 올려지면서부터 화제를 모으기 시작, 공연마다 호평을 받아왔다.
이번 공연은 지난9월 새로운 해석으로 주목받았던 젊은 여류연출가 김아라씨가 새로 손질해 내놓은 무대.
주인공이 바뀌어 의사 다이사트 역에 조명남, 소년 앨런 역에 조재현이 열연한다.
조명남은 대한민국연극제·백상문화상등으로 연기력을 공인 받은 중견. 연출의도를 넉넉히 소화, 잔잔한 대화의 흐름 속에서 원시적인 자유에의 갈망을 회복하는 내면세계를 보여준다.
조재현 역시『세 발 자전거』『청부』등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인으로 소년 앨런의 광적인 정신세계를 참신하게 연기해낸다.
『에쿠우스』는 앨런으로 대표되는 절대자유의 본능세계와 다이사트로 대표되는 본능 억압의 사회질서간 갈등을 다루고 있다. 갈등은 대화를 통한 정신치료과정에서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극이 끝나갈 무렵 앨런은 광적 본능의 세계를 빠져 나와「정상아」로 되돌아오나 치료를 끝낸 다이사트는 앨런이 보여준 본능의 세계로 빠져든다.
연출은 앨런을 강조했던 기존공연과 달리 다이사트를 부각시킴으로써 더욱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765-4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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