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새 제안 … 북도 긍정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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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북.미가 6자회담 재개 문제에 대해 거의 타협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3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주중 특파원들과 연 오찬 간담회에서 "이번 북.중.미 3자회담과 북.미 양자 접촉을 통해 미국이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했으며, 북한이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도 6자회담 재개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6자회담 재개 시점에 대해 "연내냐, 내년 초냐하는 기술적인 문제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천영우 우리 측 수석대표와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가 30일 오전 베이징의 한 중국식당에서 1시간20분 동안 회담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천 대표는 '미국의 대북 정책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북한은 이번에 많은 것을 얻어낼 좋은 기회'라고 설명했고, 북한 측도 진지하게 미국 측 제안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힐 차관보는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만나 미국의 달라진 입장과, 미국이 원하는 조치를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어떤 대가를 받게 될 것인지 자세히 설명했다. 미국의 제안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12월 중순에 6자회담이 재개되기 바란다는 힐 차관보의 언급은 유효하다"며 이달 중 6자회담 재개에 여전히 무게를 뒀다.

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28일 북.미 베이징 접촉과 관련해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무대 설치 측면에서 진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케이시 대변인은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동결과 관련해서는 "이 문제가 여전히 북한의 주요 관심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금융제재 해제에 대해서는 양국이 별 진전을 보지 못했음을 내비쳤다.

베이징.워싱턴=진세근.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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