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사설칼럼

아침의 문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나는 그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가 찍은 풍경 앞에서 번번이 나는 그의 어미가 된 듯한 속상함을 느낀다. 이걸 찍으려고 이 시간, 이 장소에서 칼바람 맞으며 적막과 허기와 싸우고, 곱은 손 불어가며 기다리고 또 기다렸단 말이지.

작사가 양인자의 산문집 『그 겨울의 찻집』에서. 그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사진작가 김영갑(1957~2005)을 알고 난 이후에 썼다면, 화가 고흐 대신 김영갑이란 이름이 가사에 더 어울렸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