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웃기려고 만들었다? 와사비 아이스크림-점보라면의 비밀 [비크닉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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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트렌드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일들도 반복되면 의미가 생깁니다. 일시적 유행에서 지속하는 트렌드가 되는 과정이죠. 트렌드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욕망과 가치를 반영합니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의 모호함을 밝히는 한줄기 단서가 되기도 하고요. 비크닉이 흘러가는 유행 속에서 의미 있는 트렌드를 건져 올립니다. 비즈니스적 관점에서는 물론, 나아가 삶의 운용에 있어서 유의미한 ‘통찰(인사이트)’을 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쑤시개로 만든 녹말 튀김, 빨대로 만든 쌀 파스타. 최근 유튜브,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주목받는 음식입니다. 로이터통신과 미국 CBS 뉴스 등 해외 언론까지 조명했죠. 이처럼 재료 조합이 특이하고 맛이 이상할 것 같은 괴상한 음식을 ‘괴식’이라 부르는데요.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서 괴식을 만들어 먹어봤다는 인증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콜라에 찍어 먹는 피자나 고춧가루를 넣은 라떼 같은 것들이죠.

당연히 식품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최근 배스킨라빈스는 와사비맛 아이스크림을, 삼립은 오이호빵을 냈습니다. 빽다방은 대파크림감자라떼를 출시하기도 했죠.

이제는 크기로도 괴식을 내세웁니다. SPC삼립이 기존 제품보다 6배 큰 ‘정통크림대빵’을 출시하는가 하면, 편의점 CU 운영사 BGF리테일은 최근 삼각김밥 4개 분량의 ‘슈퍼 라지킹 삼각김밥’을 내놨습니다. 버거킹은 지난해 4월 패티 4장짜리 특대형 햄버거를 출시하기도 했죠.

GS25가 출시한 세 번째 점보 라면 '오모리 김치 점보 도시락'. 유충민 PD

GS25가 출시한 세 번째 점보 라면 '오모리 김치 점보 도시락'. 유충민 PD

아예 특대형∙대용량 식품을 줄줄이 내는 곳도 있습니다. GS25는 지난해 6월 사람 얼굴 크기보다 큰 ‘혜자로운맘모스빵’을 내더니 ‘넷플릭스 점보 팝콘’도 뒤이어 출시했습니다. 최근엔 ‘오모리 김치 점보 도시락’도 선보였습니다. 지난해 ‘점보 도시락’ ‘공간춘’에 이어 세 번째 점보 라면 시리즈로, 가로 34㎝, 세로 28㎝, 높이 9㎝의 8인분짜리 거대한 라면이죠.

일단 괴식의 시장 반응은 성공적입니다. 점보 라면 시리즈는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9개월간 250만개 넘게 팔렸습니다. 일반 용기로 따지면 2000만개 넘는 양입니다. 편의점 컵라면 상품 중 줄곧 판매 1위를 지켰던 신라면을 밀어낼 정도로 인기입니다.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처음 출시된 2012년엔 지나치게 매운 괴식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매운맛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중심으로 인지도를 쌓더니 중독성 강한 맛으로 대중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덕분에 출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53억 개를 팔아치우는 성과도 냈습니다.

괴식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유충민 PD

괴식에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유충민 PD

괴식 열품에는 SNS가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유튜브 등 SNS상에 불닭볶음면 먹기 챌린지인 ‘Fire Noodle Challenge’ 는 한 번쯤 시도해 볼 법한 도전의 대명사가 되어, 해외에서만 지난 11년간 불닭볶음면으로 2조3000억원을 벌어들였다고 해요. 사람들이 기피하는 괴식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스테디셀러가 된 겁니다.

말그대로 괴상한 먹거리인 괴식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요. 재미(Fun)를 추구하는 소비자(Consumer)를 뜻하는 ‘펀슈머’ 트렌드와 연결돼 있습니다. 음식이 맛으로 대결하는 시대를 지나,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과 즐거움을 줄 것인지로 접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하죠. 곽금주 서울대 교수(심리학과)는 “인간은 반복성에 지루함을 느끼는 데다 물자가 풍요로운 시대 속 새로운 자극을 얻으려는 소비자가 괴식 열풍을 만든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펀슈머'가 괴식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유충민 PD

재미를 추구하는 소비자 '펀슈머'가 괴식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유충민 PD

‘비크닉’ 유튜브 채널의 ‘B사이드’에서는 이 한국의 괴식 열풍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다뤄봅니다. 브랜드에 던지는 음모론적인 질문으로 제품의 의도를 파헤쳐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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