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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아침 묵상

“당신 손에 있는 빵은 우주의 육체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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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고진하 시인

고진하 시인

밀가루를 반죽할 때면 나는 밀을 키워준 땅과 영적으로 교감한다. 빵이 부풀어 오르기를 기다리는 동안 명상에 잠기기도 한다. 화덕 속에 반죽을 넣어 빵을 만들 때마다 정성을 다하는데 빵은 내 가족의 몸과 영혼을 살리는 양식이기 때문이다. 나는 빵을 먹을 때마다 이 물질의 선한 에너지를 어떻게 지구 공동체에 되돌릴 것인가 생각한다. 내가 빵에 대한 고마움을 품고 환히 깨어서 산다면 내가 먹은 것이 세상을 살리는 사랑의 행동으로 바뀔 수 있으리라.

고진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