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반미·반국가 세력의 ‘비례대표 1번’ 철회돼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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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민주당 충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만남로 민주당 충남도당 회의실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야 비례 1번 반미 활동가, 조국당은 피고인 주축

민주, 논란 커지자 시민사회 몫 비례 재추천 요구

4·10 총선 지역구 공천 과정에서 극심한 내홍을 겪은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엔 비례대표 공천을 놓고 혼선을 자초하고 있다. 민주당 주도의 야권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시민사회 몫 비례대표 후보들을 둘러싸고 자격 논란이 일자 민주당 지도부가 재추천을 요구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야권 위성정당에 참여한 연합정치시민회의는 그제 오디션을 통해 전지예·정영이씨를 여성 비례대표 자체 후보 1, 2위로 선출했다. 전 후보는 곧바로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1번을 예약했다. 정 후보도 비교적 앞 순번인 17번을 받게 됐다. 전 후보는 “윤석열 정권은 전쟁 연습의 위험성을 모르면서 전쟁 위기를 지지율 회복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어리석은 발상을 한다”(2022년 8월)고 주장하는 등 한·미 훈련 반대, 유엔사 해체 시위를 벌여온 좌파 활동가 출신이다. 그가 몸담았던 ‘겨레하나’는 이적 단체로 규정된 조국통일범민족연합 출신 조성우씨가 이사장인 곳이다. 정 후보는 지난해 성주 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후 민주당 내에선 두 여성 후보의 이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결국 민주당은 뒤늦게 시민사회 몫 후보들의 재추천을 요구했다. 이재명 대표도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비례대표는 정당 투표로 뽑는 각 당의 얼굴이다. 특히 1번은 가장 상징적 존재다. 민주당이 반미·종북을 당론으로 내걸 게 아니라면 '비례대표 1번'을 철회하고 해당 세력과 과감히 절연해야 한다.
지난주엔 당선권인 20번 안에 배치될 진보당 후보 3명이 결정됐는데 모두 한총련이나 통합진보당 관련 인사였다. 그중 전종덕 후보는 이석기 전 의원 사면 운동을 이끌었다. 이쯤 되면 ‘친명횡재’를 넘어 ‘종북횡재’라는 말이 나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지경이다. 국가 존립에 위해를 끼칠 수도 있는 인물들에게 국회 프리패스를 주는 격이다.

그런가 하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를 외치는 조국혁신당은 핵심 인물들이 피고인이거나 전과자다. 조국 대표는 2심에서 징역 2년을, 황운하 의원은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신장식 대변인은 음주·무면허 전과 4범이다. 국회를 사실상 도피처로 삼으려는 행태는 법치주의를 농락하고 유권자를 우롱하는 처사다. 그런데도 비례 정당 지지율 15%(5∼7일, 한국갤럽)를 받는 현상은 한국 정치의 성찰을 요구한다.

4년 전 위성정당은 문제적 인사들의 제도권 진입 창구였다. 그들의 가짜뉴스와 선동은 갈등과 대결을 부추겼다. 이번엔 반미를 외치고, 범죄에 연루된 인사들이 국회를 세력 확장과 방탄의 무대로 삼으려 한다. 기형적 제도의 유지를 강행하고 좌파 세력과 손잡은 이재명 대표가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는 게 유권자에 대한 기본 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