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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후 찌르는 듯한 어깨 통증, 회전근개 파열 가능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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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호 23면

생활 속 한방

지난달 ‘황금세대’로 불리는 우리나라 수영 선수들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고 성과를 이뤄냈다. 황선우 선수는 박태환 선수의 종래 기록을 넘어 세계수영선수권 개인 통산 한국인 최다 메달리스트로 올라서며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7월 열릴 파리 올림픽의 수영 종목에서도 다수의 금빛 물결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도 높아지는 상황이다.

시기적절하게도 최근 수영장, 헬스장 등 이용료를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하겠다는 정부 차원의 논의도 기사로 나오고 있다. 국내 한 신용카드 비교·추천 플랫폼에서 ‘취미·여가 비용 중 지출이 가장 큰 영역’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건강·피트니스 업종이 전체의 약 24%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많은 이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영은 몸매를 탄탄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운동이다. 유연성, 근력, 심폐지구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며 혈액순환에도 뛰어난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영이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다. 영국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소속 연구진이 총 1114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찬물 수영이 갱년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불안(46.9%), 기분의 변동(34.5%), 우울감(31.1%), 안면 홍조(30.3%) 등의 증상이 수영 이후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그래픽=김이랑 기자 kim.yirang@joins.com

다양한 건강상 이득을 가져다주는 수영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부상 위험이다. 대표적으로 어깨 부상을 꼽을 수 있다. 물속에서 속도를 내며 헤엄치려다 보면 자연스레 팔에 힘을 주고 빠르게 움직이게 된다. 어깨관절의 사용량이 늘고 다칠 위험이 증가한다.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관절을 덮고 있는 4개의 커다란 근육(견갑하근, 극상근, 극하근, 소원근)의 손상으로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평소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하지만 너무 반복적으로 팔을 머리 위로 움직이거나 돌리는 행위, 또는 강하게 당기는 동작을 과도하게 실시한다면 손상을 입게 될 수 있다. 이외에 노화로 인한 근육의 퇴행성 변화,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찌르는 듯한 날카로운 통증으로 인해 팔을 들어 올리는 데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 관절 불안정성이 동반된다는 특징을 보인다. 여기에 더해 손상 부위 주변에 발생한 염증은 밤이 되면 더욱 극심한 통증을 초래한다. 야간에 나오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의 분비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질환 초기에는 비수술 치료로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파열이 심화해 운동 장애와 근력 약화로 이어지면 팔을 제대로 사용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조기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수영 황제 펠프스도 부항 즐겨 받아

만약 수영을 즐기다 평소 느끼지 못했던 통증이 발생한다면 한의학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영 황제로 불리며 미국에 많은 메달을 가져다준 마이클 펠프스 선수도 부항을 즐겨 받으며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의학은 근골격계 관리 및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도 마찬가지다. 침 치료를 비롯한 한방통합치료를 조기에 실시한다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천종혈(天宗穴), 견우혈(肩髃穴)에 실시하는 침 치료는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손상된 근육과 인대의 회복을 촉진한다. 또 과도하게 긴장한 근육 등 어깨 주변 조직을 풀어내 어깨 움직임 개선에도 도움을 준다.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은 약침으로 해결한다. 한약재 주요 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해 조제한 약침은 염증을 제거하고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켜 주변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다.

여기에 한의사가 직접 환자의 신체를 밀고 당겨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실시하면 어깨관절 기능 안정화와 근육 이완, 가동범위 회복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환자 증세에 따라 맞춤 처방하는 한약 복용을 병행하면 더욱 빠른 어깨 근육과 인대 강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전근개 파열 한방통합치료는 과학적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침 치료,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는 어깨의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가동범위를 개선하는 등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회전근개 파열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통증숫자평가척도(NRS), 어깨통증장애지수(SPADI), 삶의 질 척도(EQ-5D) 등을 통한 증상 개선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NRS는 입원 당시 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평균 5.8점에서 퇴원 시 3.5점(경증 수준)으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SPADI 또한 51.48점(중증 수준)에서 37.76점(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어깨관절가동범위(ROM) 검사도 마찬가지로 모두 유의미한 개선 결과를 보였다. 퇴원 후 평균 2년8개월의 추적관찰을 통해 살펴본 EQ-5D 값(1이 최고점)도 치료 전 0.63에서 0.82까지 상승해 삶의 질이 개선됐다. 특히 함께 진행한 환자 만족도 조사(PGIC)에서는 전체 환자 중 89%가 치료에 만족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수영 전후 스트레칭으로 몸 풀어줘야

치료보다 우선할 것은 예방이다. 수영 전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필수다. 탈의 후 따뜻한 샤워장을 거쳐 수영장에 입장하면 비교적 차가운 기온과 수영장 물 온도 탓에 근육이 긴장하며 유연성이 떨어지기 쉽다. 이때 바로 운동을 실시하면 부상이 위험이 크기 때문에 미리 몸을 충분히 풀어줘야 한다.

어깨 부상을 방지해줄 스트레칭으로는 관절과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원 그리기 스트레칭’을 추천한다. 골반 너비로 다리를 벌리고 선 뒤 양팔을 좌우로 쭉 뻗어 대(大)자를 만들어 준다. 이후 어깨를 중심축으로 양팔을 돌리며 15초간 20~30회 원을 그린다. 이어 반대 방향으로 동일하게 15초간 돌려준다. 처음에는 작은 원을 그리다 점점 크게 그려주면 된다. 원 그리기 스트레칭을 하면 근육이 수축과 이완을 반복해 어깨의 전반적인 가동성을 높여주고 부상 위험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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