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이기는 길

〈본선 16강전〉 ○ 탄샤오 9단 ● 박정환 9단

장면10

장면⑩=바둑이 조금 더 진행되어 마지막 장면. 흑1로 따내 이쪽은 정리되었다. 그 사이 백이 중앙에 약간의 집을 마련했지만, 형세는 크게 불리한 상황이다.

탄샤오 9단은 백2, 4, 6을 차례로 선수한 다음 8에 두었다. 얼핏 보기에는 그냥 끝내기 수순인 것 같지만 백8은 필살의 비수 한 개를 숨기고 있다. 예를 들어 흑이 A로 연결하면 B로 끊어 잡으러 간다. 주변 백은 벽처럼 강하다. 흑이 살 수 있을까.

참고도

◆참고도=흑1로 연결해도 백2로 끊는다. 이 그림은 더 위험하다. 3부터 몰고 나와도 철벽에 막힌다. 강력한 수비능력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박정환 9단은 어떤 대책을 준비했을까.

실전 진행

◆실전 진행=승부사는 쓸데없이 무용을 자랑하지 않는다. 이긴 바둑을 더 이기려고 욕심을 부리는 건 바보짓이다. 흑1, 묘한 수다. 일종의 자살수인데 목적은 5의 선수를 얻어낸 다음 13으로 확실하게 연결하는 것. 얼핏 바짓가랑이를 기어간 한신의 고사가 연상되지만 좋은 마무리였다. 20여 수를 더 두다가 탄샤오가 돌을 던졌다. 193수 흑불계승. 박정환이 8강에 올랐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