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기획자가 ‘딴짓’ 하다 개발한 친환경 포장재 [비크닉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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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애쓰지(ESG)

 저 회사는 정의로울까? 과거 기업의 평가 기준은 숫자였습니다. 요즘은 환경(Environmental)에 대한 책임, 사회(Social)적 영향,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 이른바 ‘ESG 관점’에서 기업을 판단합니다. 비크닉은 성장과 생존을 위해 ESG에 애쓰는 기업과 브랜드를 조명합니다. 오른손이 한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은 잠시 잊어주세요. 착한 일은 널리 알리는 게 미덕인 시대니까요.

1675만톤.

환경부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해 발생한 생활폐기물 총량이에요. 한 사람이 하루 평균 0.87㎏을 버리는 셈이죠. 이런 생활폐기물은 사업장이 아닌 가정에서 나오는 폐기물을 말해요. 최근 그 양이 점점 늘면서 전체 폐기물 가운데 9%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이 생활폐기물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 포장재에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쇼핑할 때뿐만 아니라 최근엔 온라인 쇼핑과 배달 서비스까지 발달하면서 더욱 많은 포장재가 사용된 뒤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어요.

사탕수수 부산물이 원료인 '바가스 펄프'로 만든 친환경 패키지. 일반 종이로 분리배출해 재활용까지 가능하다. 유충민 PD

사탕수수 부산물이 원료인 '바가스 펄프'로 만든 친환경 패키지. 일반 종이로 분리배출해 재활용까지 가능하다. 유충민 PD

이런 상황 속에서 조금이라도 더 환경에 도움되는 포장재가 있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게 ‘바가스(Bagasse)’로 만든 포장재에요.

바가스는 사탕수수에서 설탕을 추출하고 남은 섬유질 찌꺼기를 말해요. 전 세계에서 한 해 동안 설탕 소비량은 약 1억8000만톤. 이 중 80%를 사탕수수로 만든다고 해요. 그만큼 바가스도 많이 나오겠죠. 이런 바가스를 과거엔 동물 사료로 쓰거나 말린 뒤 태워서 연료로 사용해왔죠.

하지만 최근에는 바가스의 새로운 쓰임이 생겼습니다. 바로 종이로 만드는 거죠. 잘 자라고 있는 나무를 베어내지 않아도 되는데다, 화학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토양 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됩니다.

사탕수수 부산물 '바가스' 종이에 출력한 이마트 자연주의 가공식품 패키지. 유충민 PD

사탕수수 부산물 '바가스' 종이에 출력한 이마트 자연주의 가공식품 패키지. 유충민 PD

국내에서도 이 '친환경 효자' 바가스를 포장재로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처음 도입한 주인공은 신세계 이마트의 성현모 바이어예요. 성 바이어는 이마트의 친환경·유기농 전문 브랜드인 ‘자연주의’의 가공식품 기획을 담당하고 있는데, 포장재 개발이 주 업무는 아니었지만 포장재를 고민했대요. ‘모든 제품을 친환경 원료로 만든다’는 브랜드 철학이 포장재까지 스며들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온갖 포장재 박람회와 제지회사로 발품을 파는 ‘딴짓’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바가스의 존재를 알게 되면서, 수차례 시제품을 만든 끝에 다양한 제품을 담을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만드는 데 성공합니다.

대체 바가스는 어떤 종이고, 어떤 포장재로 변신했을까요. 또 어떤 상품을 품고 매장에 진열되고 있을까요. 비크닉 영상으로 성 바이어의 하루를 함께 확인해보세요.

'바가스'로 친환경 패키지를 만들어 자연주의 가공식품에 사용하고 있는 성현모 이마트 바이어. 유충민 PD

'바가스'로 친환경 패키지를 만들어 자연주의 가공식품에 사용하고 있는 성현모 이마트 바이어. 유충민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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